환경보건칼럼

나규환 전 위원장(영등포구환경정책위, 약학박사)
나규환 전 위원장(영등포구환경정책위, 약학박사)

[영등포투데이] 강원도 하면 여름철에는 의례히 강릉과 속초를 연계해 푸른 바다 해수욕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가을에는 국립 설악산과 오색의 단풍놀이를 꼽는다. 한편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 연례행사처럼 일어나는 산불이 떠오른다. 특히 강원도의 산불에는 새로운 고유의 바람 명칭도 생겨났다.
늦은 봄부터 여름에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발생한 남서풍이 영동지역으로 태풍과 같은 위력을 가진 양간지풍(襄杆之風)이다. 걷잡을 수 없는 산불로 가옥 손실은 물론 수많은 이재민의 발생과 함께 산림의 폐해를 가져온다. 2022년 3월 10일에 강릉과 동해지역에서는 서울 면적의 약 30%에 이르는 산림 피해를 입었다. 이 중에는 명품 금강소나무숲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과거 농업국가로서 경작지가 좁고 소득이 적어 한때는 화전민(火田民)에 의한 산림훼손으로 특히 강원도 천혜의 경관이 듬성듬성 흉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뿐인가 일제강점기와 뜻하지 않은 6.25사변을 겪으면서 금수강산이 민둥산으로 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오래전부터 4월 5일을 식목일로 정해 나무 심기를 격려해 왔으며 이제는 지구온난화에 따라 식목일을 3월 중으로 당기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제연합은 2002년을 세계 산의 해로 선언한 것을 계기로 산림청은 산림에 대한 국민의식을 제고시키고자 2002년부터 매년 10월 18일을 산의 날로 지정하고 산의 필요성을 널리 홍보하고 있다. 또한 인간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생물들의 보금자리를 지키자는 뜻이 담겨 있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산림훼손을 방지하자는 의미도 갖고 있다. 

산림훼손과 중요성

산림청 소관의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산림이 갖고 있는 국가적 공적 가치는 2020년을 기준으로 연간 259조 원으로서 국내 총생산의 약 11.7%에 달한다. 이는 1인당 연간 499만 원의 공익적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환경오염의 주범인 온실가스의 흡수와 저장능력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심미적인 효과도 포함된다. 또한 침엽수림에서 발산하는 음이온과 피톤치드로 인한 건강증진 효과와 건축자재의 이용 등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평가한 결과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제거 효과로 27조 6천억 원에 다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예부터 치산치수(治山治水)를 잘하는 통치자를 최고 지도자로 추앙한 것은 전 세계가 공통된 사회적 개념이다. 이에 맞춰 금년 6월 11일 출범한 강원특별자치도 시대를 맞아 도(道)는 보유한 아름다운 자연의 숲과 건강에 대한 산림의 가치를 알리고 산림산업 육성을 통한 미래의 새로운 성장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첫 번째로 금년 9월 22일부터 10월 22일까지 ‘2023강원세계산림엑스포(세계산림엑스포)’를 개최했다. ‘세계 인류의 미래 산림에서 찾는다’를 주제로 32년 전인 1991년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개최하며 성공리에 마친 바로 그곳 고성을 주 행사장으로 해 속초와 인제, 양양 등에서 개최됐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한 대한민국의 ‘산림수도’인 강원도에서 산림의 무한한 가치와 중요성을 온 세계가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세계산림엑스포의 의미

주최 측에 의하면 세계산림엑스포는 개최 기간 중 5개의 상설전시관으로 
1) 푸른 지구관의 희망의 숲을 만나다. 2) 산림평화관의 평화의 숲을 말하다. 3) 문화유산관의 인류의 숲을 느끼다. 4) 휴양치유관의 치유의 숲을 누리다. 5) 산업교류관의 성장의 숲을 만들다. 등 5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야외전시장에서는 일반인들이 직접 접할 수 있도록 각종 임업용 장비를 사용해 나무를 베고 옮기는 과정 등을 시연함으로써 현장감 넘치는 체험을 하도록 했다. 특히 가을철에 개최되는 만큼 지역축제가 각지에서 열려 더욱 풍성한 행사로 빛났다.
단풍철의 관람객 유치는 물론이고 레포츠와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정성을 기울였다. 그리고 행사 기간에 맞춰 고성에서는 비무장지대(DMZ)의 평화탐방행사도 겸해 평화통일의 간절함을 느끼도록 했다. 또한 설악산 향로봉 트래킹 대회와 명태 축제, 속초의 설악 축제, 양양의 송이버섯 축제와 연어 축제, 인제의 가을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국화축제 등이 열리기 때문에 이와 연계해 몇 배의 세계산림엑스포의 효과가 나타났을 것이다. 또한 산림엑스포의 상징물인 높이 45m에 왕복 총 길이 1.2km에 달하는 솔방울과 씨앗모양을 본떠서 만든 솔방울전망대가 주 행사장인 고성에 조성돼 대미를 장식했다. 세계산림엑스포를 통해 강원도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유한 한국의 산림수도로서 산림의 무한한 가치와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너무나 많다. 무엇보다도 산불방지다. 금년 3월부터 4월 초까지 각 지역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산불은 무려 380건이었다. 산불은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산불 예방에 중무장해야 한다. 또한 적절하고 견고한 임도(林道)를 설치하고 산불방지 전용 헬기 등 현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무분별한 태양광 시설과 불법 쓰레기 매립 등을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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