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 영등포구의회 의장으로부터 듣는다

“2006년 창간 이래로 지역 대표 언론사로서 영등포구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시고, 오랜 시간 동안 언론사의 소임을 다 해주신 데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본지는 창간 17주년을 맞아 정선희 영등포구의회 의장으로부터 영등포 현안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질의는 서면으로 이뤄졌으며 그동안의 소회,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에 따른 방향, 브라이튼 기부채납지에 대한 의견, 내년도 예산안 중점 심의 방향, 앞으로 구의회 운영 방향 등에 대해 깊이 있는 답변을 들었다. -편집자주


영등포 발전 ‘공동의 가치’ 달성 위해 집행부의 소통과 협치 당부
의원 78건 조례안 발의에서 구민에 대한 의원들 열정 확인
브라이튼,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 전 변경 시행하려 해 유감

 

영등포구의회 의장으로서 취임 1년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를 말한다면.

구민 여러분이 보내주는 애정 어린 관심과, 믿고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겨준 동료 의원들의 응원 아래 의장으로 취임한 지 절반이 지났다. 지난 기간 동안 가장 절실히 느낀 것은 구민이 행복한 영등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안전’이 뒷받침돼야 하며, 미래의 영등포 발전을 함께 그려가기 위해서는 구민, 집행기관, 의회 상호 간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유난히 안전과 관련한 사고가 많았다. 지난해 여름 수도권 집중호우로 저지대에 위치한 신길동․대림동 지역이 침수돼 많은 이재민들이 발생했으며, 올해 초에는 도림보도육교가 내려앉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영등포구를 차치하더라도 이태원 참사, 서울시 인왕산 산불 등 지방자치단체의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감을 통감하는 사건들이 많았다. ‘현장 의정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는 만큼 앞으로도 안전 관리가 필요한 곳들을 방문하고 점검해, 사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한편,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집행기관과 의회는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영등포구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구청장은 초임부터 마땅히 공유해야 하는 일정들을 공유하지 않았으며, 영등포구의 가장 큰 사업 중 하나인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부지’ 변경에 대해서도 의회와 사전에 논의를 하지 않았다. 집행기관의 독단 행정으로 인해 지역 주민의 의견을 모아 계속 전달하고 있던 의회는 답보상태에 있었으며, 이를 타파하고자 ‘단식’이라는 선택을 했었다. 지방자치단체와 의회의 존재 이유는 구와 구민의 복리 증진이다. 앞으로 영등포 발전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상호 원활한 소통과 협치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바이다.


4선 의원으로 영등포구의회에서 가장 고참이다. 초선 의원이 과반수인 제9대 영등포구의회가 전대와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지.

‘신․구의 조화를 이뤄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라는 것이 전대와 차별화된 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제9대 영등포구의회는 초선 의원 비율이 약 60% 정도일 뿐만 아니라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을 아우르고 있다. 이러한 점이 의정 활동을 위한 공부와 연구에 매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제238회~제247회 임시회까지 10번의 회의 동안 216건의 안건을 처리했으며, 이 가운데 78건이 의원 발의로 제․개정된 조례안이다. 더 나아가 의원 발의 제정 조례안 건수는 30건으로 촘촘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의원들의 열정 어린 입법 활동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의원들은 전문성 향상을 도모하고 창의적인 정책을 제안하고자 「영등포 역사미래 정책 연구회」, 「미래환경연구회」 두 연구 단체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각각의 연구 단체는 세미나, 전문가 초청 강연, 독서모임 등을 진행하며 분야별 전문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영등포 역사미래 정책 연구회」는 이례적으로 타 의회 연구단체와 상호교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해 연구 분야의 깊이를 더해나가고 있다. 한편 「미래환경연구회」는 탄소중립 영등포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고 환경 관련 조례안 제정에도 힘을 쏟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의원들이 의정 활동에 매진하고, 입법 활동을 위해 공부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영등포구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의 인사권이 독립되는 등 지방의회의 위상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의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한다면.

자치분권 확대를 목표로 작년 지방자치법이 전부 개정돼 전면 시행됐다. 그만큼 주민참여가 늘어나고, 지방의회의 역량과 책임이 매우 강화됐다. 
또한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인사권이 분리돼 집행기관을 더욱 철저하게 견제할 수 있게 됐고, 정책지원관 제도가 신설돼 의정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영등포구의회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더욱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의정 활동으로 지역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번 제9대 영등포구의회의 과반수가 초선 의원님들로 구성돼 있는 만큼, 전반기에는 전문적인 의정 활동을 위한 내실 있는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깊이 있는 정책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고, 이러한 교육을 통해 의회의 업무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해 효과적으로 의정 활동에 적용하고 있다. 사례로 작년 제241회 정례회를 앞두고 ‘예산의 이해’, ‘의정역량 강화 의정 연수’를 실시해 첫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기틀을 다져, 총 115건에 대해 시정 및 개선을 요구해 집행기관을 향한 견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올해에도 다가오는 제2차 정례회를 앞두고 ‘지방의회의 역할 및 집행기관에 대한 행정통제권 강화’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 의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제2세종문화회관에 이어 여의도 브라이튼 기부채납지 사용을 두고 구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구의회는 구민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구민의 대변자로서 의견을 모아 집행기관에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일례로 현 집행기관과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여의도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과 관련해 문래동 주민들은 올해 7월 지역 주민들끼리 모여 ‘제2세종문화회관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제2세종문화회관 이전의 실체’라는 주제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영등포구청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문래동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주민의 목소리가 커져 가는 가운데 의회에서는 주민의 염원이 외면받지 않고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집행기관에 의견 전달을 할 것이다. 
또한 ‘여의도 브라이튼 기부채납지’는 당초 의견수렴을 거쳐 구립도서관으로 조성하는 계획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집행기관은 ‘막대한 운영비’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규모를 축소시키고, 그 자리에 여의동 주민센터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주민 편의시설과 관련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주민의 의견이 충분히 모이기 전에 당초 계획을 변경하고 시행하려 한 점에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집행기관은 나무가 아닌 숲을 보고 장기적으로 영등포 발전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며 주민과의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4년 예산안 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심의할 것인지.

지난 제1차 정례회 때 실시한 2023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시 세운 ‘심사 기준과 원칙’을 지키고 구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예산으로 편성됐는지 면밀히 심의할 것이다. 집행기관의 허구성․선심성 예산은 지양돼야 할 것이며,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가 미래의 영등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살필 것이다. 모든 예산은 영등포구민의 피땀 어린 세금에서 나온다. 때문에 국가 혹은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정립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고금리․고물가 및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요즘, 구민 분들께서 몸소 체감할 수 있는 예산편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더욱더 촘촘한 복지 안전망 구축을 통해 소외받는 이웃이 없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울러 안전에 대한 이슈가 나날이 증가하는 만큼 안전 관련 사업은 우선순위로 두어 심사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영등포 구민을 위한 열린 의정, 정책 의정, 바른 의정을 실현해 주민 주권 시대를 강조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강화된 풀뿌리 민주주의를 표방한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시행되면서 주민 중심의 지방자치가 시작됐다. 그만큼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구민이 함께 만들어가고 참여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이러한 단계에서 구의회가 가야 할 방향은 구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구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기 위해 의회의 문턱을 낮추고, 현장 중심의 의정 활동을 통해 주민이 필요한 정책을 발굴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청렴한 공직자의 자세로 구민에게 신뢰받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자정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변화의 과정에 있는 지금, 의정 목표인 ‘열린 의정, 정책 의정, 바른 의정’ 아래 의회 본연의 역할을 되새기며 주민 주권 실현을 위해 힘차게 의정 활동을 할 것을 약속드린다. 

의장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 구의회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의원들 간에 화합과 소통으로 하나 되는 의회를 만들어 구민이 행복한 영등포를 위해 나아가겠다. 물론 여야 나뉘어 있지만 당리당략을 떠나 한마음 한뜻으로 의정 활동을 펼치겠다. 
특히, 지역 숙원사업인 쪽방촌 개발, 목동선 선유고역 유치, 서부간선도로 공원화 등과 관련해 사업이 구민을 위한 최선의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항시 모니터링을 할 것이다. 
또한 의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의정 활동과 관련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새로운 정책 발굴을 목표로 공부하는 ‘의원 연구 단체’ 활동에 대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창간 17주년을 맞은 영등포투데이 독자와 구민들께 인사를 한다면.

38만 영등포구민 여러분, 그리고 영등포투데이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창간 17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2006년 창간 이래로 지역 대표 언론사로서 영등포구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시고, 오랜 시간 동안 언론사의 소임을 다 해주신 데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아울러 구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시는 ‘박성열 대표’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도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제9대 영등포구의회가 출범한 지 1년이 훌쩍 지났다. 
매번 첫 출범 당시의 다짐을 되새기며 영등포의 발전과 구민의 행복을 위해 힘차게 달려왔다.
변함없는 애정과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시는 구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 드린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성원에 어긋나지 않도록 제 자리에서 묵묵히 구민만을 바라보는 의정 활동을 하겠다. 
앞으로도 구민을 대변하는 의회의 기본 원칙에 따라 초심을 잃지 않는 신뢰받는 의회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리겠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새 가을이 무르익는 계절이 왔다. 
일교차가 커지는 요즘, 건강관리에 항시 유의해 주시기 바라며 여러분들의 가정마다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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