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칼럼

나규환 전 위원장(영등포구환경정책위, 약학박사)
나규환 전 위원장(영등포구환경정책위, 약학박사)

[영등포투데이] 인간의 삶은 의식주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식생활이다. 특히 인간은 고등동물이기에 지능계수가 높아 식생활이 까다롭다. 우리가 먹는 식품은 자연의 것이든 가공한 것이든 우리의 건강에 해로움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자연의 먹거리는 원시적 경험에 따라 구별되어 왔지만 직접 식생활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따라서 인간은 이를 가공하여 건강과 입맛에 맞는 안전한 식품으로 변혁시켜 왔다.
특히 식품의 지역적, 계절적 생산에 따른 수급 조절과 안전한 보전이 필요하게 된다. 그리고 기존 식품에 결여되어 있는 영양성분을 보충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식품은 우리의 기호와 감정을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다. 따라서 기본 식품에 필요로 하는 물질을 넣어 주어야 한다. 이러한 물질을 식품첨가물이라 하며 이들은 우리의 건강에 무해(無害) 하여야 한다. 그리고 기본 식품에 변질을 주지 않고 미량 첨가로 효과를 나타내야 좋은 첨가물로 평가받게 된다. 여기에는 보존 살균제, 강화제(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 등), 감미료, 착색 및 표백제 등이 있다.
한편 천연물질과 합성화학물질에 의한 치료 효과와 독성 발현 여부의 규명은 대부분 동물실험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흔히 치료 약물과 독성물질을 별개의 물질로 인식할지 몰라도, 수많은 독성물질의 위험 속에 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치료 약물 또는 독성물질은 편의상 구별하지만 동일한 물질이다. 사용목적에 따라 약물이 되기도 하고 독물이 될 뿐이다.
약물은 적절히 사용하면 좋은 약물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독물이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약물은 적은 양으로 효과를 내는 것이 양약(良藥)이 되는 것이다. 

암은 악성세포의 증식
약물이 체내에서 독성을 유발하는 형태는 다양하다. 특히 암(癌)이라는 것은 악성 세포가 빠른 속도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방사능, 바이러스 또는 환경요인이 주요 원인이다.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는 대개 담배, 알코올과 석면, 음식물과 대기오염이다. 음식물에 의한 발암성은 농작물에 의한 곰팡이 독성물이 인정된다. 그리고 무허가 불량식품첨가물에 의한 발암성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식품첨가물에는 입맛을 돋우는 감미료가 첫 번째로 꼽힐 것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단 맛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을수록 단 음식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감미료의 대표적인 것은 사탕수수에서 추출하는 설탕이다. 과거 설탕은 귀한 탓에 명절 때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었다. 근래 들어서는 경제적 이유는 물론이고 당뇨병과 저칼로리 식이요법으로 멀리하는 추세다. 하기야 음식물 중 3백(三白)이라 하여 흰 설탕을 기피해 왔다.
설탕과 함께 미국에서 사용되어 온 ‘사카린’은 물에 녹지 않아 염으로 만든 수용성 사카린이 이용되었다. 사카린의 단 맛은 설탕의 약 500배에 이른다. 사카린과 함께 ‘둘신’이 잠시 사용된 적이 있으나 이미 발암성이 인정되어 금지되었다. 사카린 역시 한때 발암성이 인정된다 하여 사용이 중단되었으나 연구 결과 암 발생은 물론 인체에 무해하여 다시 사용되고 있다.
설탕과 사카린 외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합성감미료로 ‘아스파탐’이 있다. 아스파탐은 1987년 미국에서 식품첨가물로 승인된 후부터 주류, 청량음료와 각종 과자류 등에 사용되고 있다. 설탕의 약 200배의 감미를 갖고 있는 백색의 결정성 분말로 구조상으로 두 개의 아미노산이 결합된 합성감미료다.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에 제일제당에서 합성 생산된 바 있다.

허용량 섭취는 안전하다
아스파탐은 탄수화물이 아니기 때문에 건강 면에서 관심을 갖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는 아스파탐의 1일 섭취량(ADD)이 40mg/kg으로 되어있다. 따라서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인 어른의 경우에는 ADD가 40mg✕60=2400mg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식품에 사용되고 있는 아스파탐의 사용량은 ADD에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나 금년 7월 2일 세계 유명 언론 보도에서 WHO 산하 기구인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이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 집단의 평가 방법 중 2B군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IARC는 어떤 물질을 고용량으로 투입하여 암 발생 위험성을 평가할 때 5개 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1군은 인체에 대한 발암성이 확실한 물질, 2A군은 동물 실험에서는 발암성이 인정되지만 사람에게는 인정되지 않는 물질이다. 2B군은 인체에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들이다. 그리고 3군은 인체에 대한 결과가 부족하여 암 유발 물질로 분류되지 않은 것, 4군은 암을 일으키지 않는 물질 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2B군에 속하는 물질은 사람에게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는 되지만 2B군에는 이미 우리가 사용하는 절임 채료류 등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아스파탐은 실험동물이나 사람에게 암 유발 증거가 불충분해 2B군으로 분류되었을 뿐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현재 사용량으로 보아 사용허가 기준이 타당하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허용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다면 안심이 된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아스파탐 사용으로 인해 인간 피해 사례가 없었기에 더욱 안심이 된다.
앞으로 동물실험과 새로운 정확한 과학적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정부를 믿고 규정된 방법에 따라 사용하면 건강피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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