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청년네트워크 김형준

김형준(30세) 씨를 처음 만난 건 영등포청년네트워크라는 활동에서였다.
‘청년경제’를 관련하여 발제하는 그의 모습은 꽤 진지하고 열정이 넘쳐 보였다.
조용하지만 묵묵히 참여하고, 청년의 목소리를 모으는 모습에 왜 이렇게 열심히 활동을 하는지 궁금했다.
- 편집자주 -

영등포청년네트워크와 거버넌스
“안녕하세요. 하루하루 정신없지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김형준입니다. 저는 송파구에 살지만 영등포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영등포 문래동에 소재하고 있는 회사에 재직중이고, 6시 퇴근한 후에는 ‘영등포청년네트워크’라는 청년참여기구에서 거버넌스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김형준씨는 거버넌스라는 단어가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거버넌스라는 단어가 다소 생소하고 어려울 수 있어요. 저도 처음에 그랬거든요(웃음). 거버넌스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청년참여기구는 말 그대로 청년들이 참여하는 기구예요. 청년들이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생활의 불편함을 찾고, 개선하기 위해 정책제안, 캠페인, 공론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거버넌스는 공공과 민간의 경계를 넘는 공동의 의사결정 과정이에요. 영등포청년네트워크를 통해 청년들이 목소리 내고, 영등포 구청에서 함께 협력하여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함께 정책을 구체화해요. 행정적인 부분을 처리하기도 하고요. 영등포구의회에서는 예산적인 부분이 잘 집행되었는지, 꼭 필요한지 등을 감시하거나 전달하는 역할을 하죠. 이렇게 정책을 만들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의 협력과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이것을 ‘거버넌스’라고 합니다.”

청년의 고민이 정책이 되다!
“2022년에 청년경제분과에서 ‘청년경제학교’라는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청년들이 경제에 대한 관심이 많이 없고, 관련 정책이 한정정이라는 고민에서 시작했어요. ‘청년경제학교’는 영등포구 금융 산업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금융/경제 교육 강사로 강의를 진행하고, 참여자는 경제 활동 관련 지식을 습득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었어요. 청년들이 자신의 성향에 따라 안전한 자산을 형성하고, 주택임대차 등의 피해를 사전예방하기 위함이었죠.“
김 씨는 영등포 특성을 살리고 지역 내 자원을 활용하여 청년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정책이기에 영등포 지역에서만 제안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청년경제학교’를 정책으로만 제안하지 않고, 하반기 공론장으로 이어갔다. 금융, 주거, 일자리 정책과 관련하여 정부와 서울시, 영등포구의 각 지원 정책을 살펴보며 각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청년들이 제안했던 ‘청년경제학교’ 사업은 올해 8월부터 시작 예정이라고 한다.
“청년들의 목소리가 구정에 반영된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단순 의견’을 넘는 청년들의 참여
김 씨는 2022년까지는 서울시 청년자율예산의 지원을 받아 영등포에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활동에 참여하며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고 한다.
“올해는 참여기구 활동에서 만들어낸 결과를 구에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해 아쉽습니다. 또, 영등포구 행정이 참여기구에서 제안된 정책의 실효성을 확인하고 논의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겠지만, 이를 제안 주체(청년)와 별다른 소통 없이 전반적인 세부 내용을 수정한 적이 있는데 이는 민관협력 거버넌스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만든 것이 아닐까 합니다.”
“자발적인 참여보다는 교육 위주로 활동이 진행됐는데, 청년들이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김 씨의 말처럼 ‘참여’도 다양한 방법과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영등포구 공식 청년참여기구인 ‘영등포청년네트워크’에서 좀 더 청년들이 주체가 되어 목소리 낼 수 있도록 돕고, 함께 소통하는 파트너가 되길 기대해본다.

‘청년 정책 왜 필요해?’ 
세대 분리 인제 그만!

그는 청년정책이 세대간 분리 관점으로 바라보면 안된다고 했다.
“청년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왜 중장년에 대한 지원은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도 노후 준비 등 중장년 분들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청년정책과 연결해 세대분리 관점으로 바라보면 안됩니다. 각 연령별 어려운점을 발견하고, 목소리 낼 수 있는 창구가 지속돼야 합니다.” 김 씨는 지역 내 청년이 생각하는 40~50대의 미래, 그리고 중년이 생각하는 60대의 미래를 함께 이야기해보고 이를 통해서 서로의 미래를 그려보는 장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각박한 세상에 ‘이해’가 필요한 이유
“서로 살아온 환경이 모두 다르니 생각과 가치관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각자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모두 다르겠지만, 서로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좀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어렵지만 저도 매순간 함께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해서 고민해보려고 노력하면 일이 더 잘 풀리기도 하더라고요.”
“또, 정보 접근성 확대나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경쟁을 심화시키고 사회를 더 각박하게 만들고 있지 않나 싶어요. 이럴 때일수록 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모든 정보를 곧이곧대로 흡수하는 것보다 정보를 스스로 선택하고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합니다.”
김 씨는 바쁜 사회 속에서 점점 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럴만한 여유를 가지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활동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는 다른 무관한 일에 집중해서 생각이 나지 않도록 한다고….

같은 영등포구! 서로 다른 느낌!
영등포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냐는 질문에 타임스퀘어를 꼽았다.
“저는 회사에 출퇴근 하다 보니 항상 영등포역을 지나요. 영등포역에는 타임스퀘어가 있어서 사람들이 모이는 중심지가 되는 것 같아요! 또, 신호등 하나를 두고 건너편의 느낌이 다른 것이 영등포만의 특징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림, 당산, 문래, 그리고 여의도까지 다양하고 다채로운 서로 다른 분위기가 있다고 느껴요.” 동네분위기가 다양한만큼 격차가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어 서로 다른 지역 간 더 활발한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각자의 관심 분야가 모두 다르겠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관심 분야를 넓히는 것 또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청년세대에서 나아가 영등포가 좀 더 활기차고,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청년 정책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메시지는 많지만, 세대별 이해와 화합이 있어야 비로소 청년 참여가 가능하고, 사회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 세대 분리가 아닌, 세대 화합을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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