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우리 동네 영등포

샛강다리, 영등포구 샛강 위에 낸 다리다.
샛강은 여의도 섬을 두른 물길이다. 신길동과 접해 있다.
1호선 신길역에서 여의도를 가는 길이다. 물론 여의도에서 신길역으로 넘어오는 길이기도 하다.
출퇴근 시간에는 노동자들로 붐빈다.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유용한 다리가 아니다.
처음 다리를 만들려고 할 때 여의도 쪽에서 반대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고 지금도 여의도 사람들은 시답잖게 말한다.
사실 여의도 사람들은 이 다리를 이용할 일이 거의 없다. 가난한 신길동 사람들이 쉽게 여의도로 넘어오는 것을 달가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샛강다리는 노동자들이 돈 벌러 가는 길이다.

휴일 티브이 채널을 돌리다, ‘젊은이의 양지’라는 영화를 봤다.
카드 연체대금을 추심하는 콜센터에 취업한 청년들 얘기다. 콜센터는 창가로 샛강다리가 보이는 신길동에 있고, 본사는 샛강 너머 여의도에 있다.
신수원 감독이 샛강다리를 제대로 읽고 있는 것 같았다.
스무 살, 우리 청년들은 암담한 생존투쟁의 전쟁터에 내몰리고 있고, 전쟁터에서는 총알받이로 소비되고 있다. 사람들은 이것을 민주적인 자유경쟁이라 한다.
샛강다리 밑은 생태공원이다.
나도 가끔 퇴근길로 이용하는데 지친 맘들을 달래줄 수 있는 쉼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영등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