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란 영등포구의회 의원(비례대표)
우경란 영등포구의회 의원(비례대표)

지난 3년의 기나긴 코로나 펜데믹 끝에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마스크도 벗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원래의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듯 하지만 많은 소상공인은 불안과 우려로 힘겨운 실정이다.
물가상승률은 3.7%, 근원물가 상승률도 4%대로 높게 유지되고 있고 최근 공공요금 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28.4% 급등했고 향후 추가 인상마저 예상된다.
나라 밖의 사정도 만만치 않다.
여전한 유동성 위기 속에서 글로벌 은행 사태, 우크라이나ㆍ러시아 전쟁 등 불안감과 변동성이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결국 소상공인이 스스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거나 국가 차원의 충분한 지원을 기대하는 것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이제 소상공인이 터 잡은 지역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할 때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소상공인 관련 실태조사’ 결과, 고물가, 고금리로 경영환경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56%, 경영비용, 대출부담에 대한 지원책이 올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52.7%에 달했다.
지난 4월, 중소기업육성기금 운용심의위원회 위원으로서 관내 소상공인에게 1.5%의 저금리 융자지원을 하는 사업에 대한 심의에 참여했다. 그런데 총 신청액수가 143억원에 이를 정도로 신청자가 폭증하여 급기야 지원액을 신청액의 50%로 줄이고 대상자 수를 늘리는 것으로 심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렇게 일부 금액만 지원받는 경우 융자가 해결되지 않은 채 다른 대출에 제한이 생기게 되므로 결국 지원금을 포기하고 불가피하게 고금리의 다른 대출로 내몰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제반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수요의 급증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기존보다 작은 규모로 사업이 시행되어 아쉬운 대목이다.
기금의 성격상 책정할 수 있는 예산이 한정되어 있고 우리 구의 지원 규모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도 알지만 긴급하고 절박한 수요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추경을 요청드린다.
본 의원이 지난 4월 한달여간 대표위원으로 참여한 결산검사에서, 순세계잉여금이 작년 1139억원 보다 크게 증가한 2031억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예산에 선반영된 458억원을 공제하고 추경의 재원이 되는 1573억원을 펜데믹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지원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앞서 말씀드렸던 지원사업의 경우 예비대상자에게도 최대한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담당부서에서 추경을 편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뒤늦게나마 바람직한 결정이다.
다음으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중 재정안정화계정의 활용도 모색해 볼 수 있다.
순세계 잉여금이 크게 증가해 해당 계정에 17억원 이상이 적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적립금은 대규모 재난, 지역경제의 현저한 악화에 대응해 활용하도록 조례에서 정하고 있다.
오랜 침체와 손실을 입은 소상공인에게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의 재난이다.
영등포구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소상공인이 굳건하게 엔데믹을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 구의 소중한 재원이 적절히 투입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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