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칼럼

나규환 전 위원장(영등포구환경정책위, 약학박사)
나규환 전 위원장(영등포구환경정책위, 약학박사)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환경구성원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즉 물과 대기 그리고 토양환경인 비생물권의 중심에서 이들의 지배를 받고 있는 생물권이다. 따라서 비생물권의 3대요인에 이상변화가 발생한다면 생물권은 순응 또는 적응하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의식주(衣食住)에 의해 자체적 생명유지를 하겠지만 기타 동물은 도피 또는 은신처를 찾게 된다. 그러나 일부 동물과 대부분의 식물들은 순응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
한편으로는 특수한 미생물과 세균 또는 바이러스는 극한적 환경속에서도 살아남기에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 결과적으로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공존하는 쾌적한 환경과 풍요로운 생활공간에 대한 필요성 때문에 자연개발을 할 경우에도 신중을 기하게 된다.
우리 국민은 아직까지도 대다수가 비생물권인 기후변화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게 현실이다. 춘하추동의 사계절이 뚜렷하고 추운 겨울에도 삼한사온(三寒四溫)의 기후특수성 때문에 금수강산에 잘 길들여진 민족 탓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제는 사고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자연생태계의 단절과 훼손을 방지하고 생태계 본연의 기능을 유지토록 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백두대간을 생태축으로 하여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고 생태계 기능의 연속성을 위해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방 또는 기능유지가 필요한 지역을 연결해 보존토록 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의 충족에는 무엇보다도 그 지역의 기후환경여건이 따라주어야 만이 가능하다.

1950년대 부터 대기오염 심각
대기오염 문제는 이미 1950년대에 들어 세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게 됐다. 인구가 밀집되고 도시생활여건에 따라 발생했다. 난방용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한 가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과 자동차 운행에 따라 발생하는 매연가스에 의한 주로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로 인한 광화학(光化學) 반응으로 발생하는 스모그(매연과 안개의 합성어) 현상이었다. 대표적 사건은 런던스모그와 로스엔젤레스 스모그 사건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함에 따라 서울의 대기오염 해결책으로 서울근교 공장의 잠정적 중단과 자동차 교통수단의 통제로 무사히 경기를 끝냈다. 사실 우리나라는 후진국에서 벗어나 한강의 기적을 이루기까지 환경공해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오죽하면 서울의 매미는 낮이 아닌 저녁에 운다는 어이없는 일화도 있었다. 그만큼 서울의 대기오염이 심해 낮에는 스모그로 햇볕을 가려 어둡고 밤에는 전기불이 밝아 낮으로 착각했다는 뜻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지구의 재앙이 너무나 크다. 이는 인간이 자초한 환경이변현상으로 지구가 비상사태에 놓여있다.

인간이 자초한 지구온난화
최근 우리나라의 날씨 변화만 봐도 지구에 심상치 않은 사건이 생긴게 틀림없다. 2022년 겨울에서 금년 4월까지의 날씨가 그렇다. 동해안지방과 남부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어 50년만에 최악의 상태다. 이로 인해 호남지역 도시의 상수원과 여수, 광양공업단지의 공업용수 공급원인 주암댐의 저수율은 23.7% 정도다. 이러한 국지적 가뭄현상은 동태평양 적도지역 해수면의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진 ‘라니냐’현상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5월 들어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도시는 40도가 넘는 봄철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5월 16일 서울의 기온이 31.2도와 강릉 35.5도로 1911년 기상관측이래 5월의 최고 기록이다. 이는 ‘라니냐’와 반대로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 수온보다 높아져 일어나는 ‘엘리뇨’ 현상 때문이다. 이제 지구온난화로 인한 ‘엘리뇨’ 현상과 집중호우 증가 또는 열대폭풍의 강도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은 확립됐다.
그러나 개별적, 국지적으로 지구 곳곳의 이상기상 현상을 기후변화로만 설명하기에는 의문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지구 대륙의 이동설에 따라 더위와 한파가 오랜 세월동안에 되풀이 해 왔다는 것이다. 또한 지구의 지질학적 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기후상태도 대단히 역동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지구온난화를 인정하더라도 결국은 빙하기가 올터인데 온실가스를 줄이려고 애를 써야 하느냐는 역설도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근래들어 전례없는 인위적 지구온난화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기상기구’와 기상학자들은 2027년 안에 강력한 ‘수퍼엘리뇨’가 발생하여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를 맞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어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인류는 대단히 취약한 상태의 문명으로 향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으며 그 중 상당수는 해수면 상승에 위험한 해안에 위치해 있다.
한편 절대빈곤과 빈부격차에 시달리는 개발도상국가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러한 현실속에 몇만년 후에나 다가올지 모르는 빙하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또 하나의 기후변화에 동조하는 행위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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