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칼럼

나규환 전 위원장(영등포구환경정책위, 약학박사)
나규환 전 위원장(영등포구환경정책위, 약학박사)

유엔환경계획은 1990~1991년 지구상의 사막화는 부적절한 인간활동으로 인해 생물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조 또는 반건조지역에서의 토양의 황폐화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황폐화된 토양을 황토라 하여 황색 또는 회색으로 0.01~0.05mm의 고운 모래로 이루어지며 황사(黃砂)라 부른다.
또한 황사는 일정한 배출구 없이 비점(非點) 오염원으로서 비산한다. 우리나라의 황사현상은 삼국시대에서도 발생한 기록이 있다. 흙비라는 뜻으로 우토(雨土) 또는 토우(土雨)라고 했으며 고려 시대는 물론 조선시대에도 흙비가 내렸다고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고대에서부터 오늘날까지 봄철의 황사현상은 연중행사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우리나라에 미치는 황사는 주로 중국과 몽골의 경계에 걸친 넓은 건조지역과 주변의 반건조지역에서 발생하는 작은 모래다. 근대에는 중국의 산업 발전에 따라 가뭄 시기인 3~4월뿐만 아니라 12월에서 다음 해 2월까지도 발생한다.
이제 코로나19에서 벗어나 3년여 만에 찾아온 봄꽃 소식이 우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안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는 호남지역과 영동지방의 흡족한 비 소식은 감감하다. 여기에 더해 4월 들어 꽃샘추위가 스쳐가더니 유별나게도 초여름의 날씨로 변하는 등 심술을 부리고 있다. 

기상이변에 따른 황사현상
기상이변 현상은 4월 11일에는 한반도의 기압 현상이 남쪽은 고기압이고 북쪽은 저기압이 형상되어 서해안을 중심으로 태풍에 가까운 강풍이 몰아쳐 짧은 시간에 국지적으로 5~20mm의 요란한 비가 내리기도 했다. 특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청객이 찾아왔다. 다름 아닌 중국발 황사 먼지가 전국을 급습하여 우리의 건강과 일상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황사는 바람에 날리는 미세한 흙먼지이기 때문에 미세먼지(PM 10)의 농도에 영향을 주게 된다. 미세먼지 농도를 표시할 때 ‘매우 나쁨’의 기준치는 대기 중 150㎍/m³(1㎍은 100만 분의 1g) 이상을 뜻한다. 그리고 금년 4월에 발생한 황사에 대한 위기 발령을 ‘주의’단계로 격상했다. ‘주의’발령은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고 미세먼지의 시간당 평균 농도가 300㎍/m³ 이상으로 2시간 계속되고 이로 인해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다. 기상청의 발표에 의하면 4월의 황사현상은 역시 중국의 고비사막과 내몽골의 고원에서 발생하는 황사 즉 PM10의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들어와 12일부터 전국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따라서 제주도 애월읍의 828㎍/m³을 비롯해 대전이 812㎍/m³이었으며 서울은 456㎍/m³, 대구 694㎍/m³, 충북 618㎍/m³ 그리고 전남이 683㎍/m³으로 ‘매우 나쁨’의 기준치 150㎍/m³보다 5배 정도 높은 농도를 나타낸 지역도 있다. 이번 황사는 앞으로도 간헐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황사 발생 횟수도 금년 들어 서울을 기준으로 벌써 12회가 되어 점차 발생 빈도가 많아지고 농도도 높아지는 경향이다. 

황사현상 건강과 산업에 피해 크다
한편 이 기간 중 황사 발원지의 중심인 중국은 황사현상이 더욱 심해 4월 11일 베이징과 상하이 그리고 신장 등 주요 도시는 그야말로 흙먼지에 뒤덮인 상태로 마스크를 착용해도 입안에서 모래가 씹힐 정도였다고 전하고 있다. 따라서 4월 10일 오전 베이징시의 미세먼지 농도는 1,450㎍/m³를 기록하여 우리의 ‘매우 나쁨’ 기준치의 10배에 가까웠다. 한편 교육부에서는 황사 위기경보 ‘주의’단계가 발령됨에 따라 체육활동 등 야외교육은 단축 또는 금지토록 하고 있다. 또한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 시 건강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4월 12일 오후 잠실 야구 경기와 축구 경기가 취소되기도 했다. 이러한 황사현상 즉 미세먼지가 인간의 건강과 사회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 크다. 무엇보다도 호흡기 질환인 기관지염과 천식 그리고 심한 경우 심할 경우 심혈관과 뇌혈관질환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년층에 더욱 영향이 크다. 또한 눈의 결막염과 안구건조증은 물론 노출된 피부의 가려움과 염증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산업계에 있어서는 특히 정밀을 요하는 반도체 산업 등에 큰 피해를 주게 되며 뿐만 아니라 교통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또한 농작물에 있어서 화훼 단지와 과수원에도 피해가 크다. 넓게는 관광산업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
이제 마스크 착용 등 개인의 노출 관리대책은 물론이고 국가적 그리고 전 세계적 지구온난화 방지와 산림녹화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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