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이하며

                                                                             노희정 시인, 육필문학관장
                                                                             노희정 시인, 육필문학관장

냉정하게 돌아서 버린 영혼 위에
그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길 위에
너는 그리움 품고 내리고 있구나
예고 없이 찾아오는 사랑도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이별도
운명으로 정해진 삶의 답이라 여기며
흩날리는 눈처럼 가볍게 생각해야 할 때
돌처럼 무거운 마음도
산처럼 무거운 인생도
한 됫박 덜고 가뿐한 마음으로
순백의 길 위를 우리는 걸어가야 한다

세상 근심 덜고 순수함으로 걸어가며
저마다의 작고 큰 목소리에 두 귀 열고
부모가 자식 키우는 마음 그 지극함 새기고
귀한 목숨 가벼이 여겼던 마음도
눈(瑞雪)의 본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촛불 같은 가슴으로 서로 의지하고
사랑을 마음껏 주고받으며
한마음 한뜻으로 살아가는 세상
목화처럼 포근함 품고 지상에 내려와
뭇 생명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힘
그 능력을 믿어 보자

흑백논리에 연연하지 말고
작은 눈 굴려 큰 눈사람 만들듯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하여
마음 푹 내려놓고 살만한 세상
평화라는 작품을 만들어 가자

상서로운 꿈 품고 내리는 참뜻 새기어
그 소망 이루어지는 계묘년(癸卯年)을
우리 함께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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