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칼럼

어느덧 뜰앞의 오동나무잎은 가을을 알리고 있다는 글귀가 떠오른다. 이제 금년도 얼마남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지긋지긋하게도 코로나19의 짓눌림의 틈새에서 3년여간 무의미한 세월이었던것만 같다. 9월에 접어들면서 다소나마 코로나19로부터 숨돌린 듯 했건만 세상은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은가 보다. 또다시 코로나 변종이 번창하고 겨울철 유행의 독감과 함께 우리의 삶을 괴롭힐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어 마음이 불안하고 걱정이 앞선다. 한편 세상에는 비록 미물(微物)이라도 하나의 생명체로서 나름대로의 의미있는 존재들이 있다. 이에 꿀벌만 해도 그렇다. 집단생활을 하면서 맡은 바 책임을 충실히 그리고 부지런히 질서 있게 행동을 한다. 따라서 만물의 영장이라는 환경을 지배한다는 인간으로서 느낄 점이 있다. 그리고 개체수 보존을 위해 자체적으로 프로폴리스라는 물질을 만들어 애벌레의 죽음을 방지하고 벌집을 보호하며 적의 침입을 방어한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꿀벌은 번창하기 마련이다. 그뿐만 아니라 넓게는 지구상의 인간 주체인 통괄적 식량생산에 큰 역할을 하는 꿀벌의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금년 들어 꿀벌이 없어졌다는 현실이다. 농촌진흥청 발표에 의하면 전남과 경남 그리고 제주도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50만개 이상의 벌통과 최대 100억마리 정도의 꿀벌이 죽거나 사라졌다는 것이다. 원인은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에 따라 꿀벌의 생활주기가 바뀐 탓과 농약 등 과다한 살충제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비록 미물인 꿀벌이지만 인간과의 관계로 보아 다소 불길한 증조라고 생각도 든다.
지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적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수출입 제한 때문에 식량난으로 그야말로 세계대전의 일보 직전에 처해있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자원고갈과 기름값 혼선으로 인해 높은 물가와 수출타격으로 시민은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현상으로 국지적 가뭄 때문에 지난 3월 4일에서 9일까지 큰 불이 꺼질때까지 무려 213시간에 걸쳐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의 2만 여 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되는 역대 최대의 산불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러한 재난에도 희망의 서광은 찾아들기 마련이다.
3월 9일 대통령선거와 6월 1일 지방자치선거가 다소 소란속에 치러졌다.
이제 대통령 취임 후 국가가 나아갈 방향의 조타를 잡은지 10개월도 되지 않았고, 지방자치행정도 6개월도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부터 안정적 기본 설계에 따라 정치를 펴 나가는 시기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이 있다. 8월 들어 하늘에 구멍이 뚫리고 11호 태풍 힌남노의 북상으로 6일에는 포항과 경주지역에 시간당 11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포항의 한 아파트주차장에서 급류로 인해 7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는 가슴아프게 한다. 그리고 8일에는 서울 강남 일대에 시간당 100mm 이상의 비가 퍼부어졌다. 지하주차장은 물론이고 지하철역과 반지하주택의 침수로 엄청난 피해를 입혀 두 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러한 폭우는 전 세계적 기후위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과학계에서는 이번 폭우를 온실가스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기온 상승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자연재해가 끝이 아니다. 금년 봄 꿀벌 사라짐의 흉조(凶兆) 탓인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말로 일어나서는 안될 사고가 발생했으니 어찌할까. 3년만에 열린 주말 3일간의 핼러윈 축제(?)가 10월 29일 저녁 7시경부터 이태원의 세계음식거리에서 개최됐다. 이곳은 좁은 골목길로 경사지고 비탈진 곳이다. 여기에 13만여명의 인파가 운집하여 발디딜 틈 없이 꼼짝도 못할 지경이었다. 결국에는 인파에 밀려 밤 10시경에 158명이 희생되는 최악의 참사가 일어났으니 정말로 믿어지지 않는다. 문화의 도시라는 서울에서 일어난 너무나 끔찍한 사실은 그야말로 인재(人災)가 아닌가 싶다. 따라서 30일 윤대통령은 특별담화와 함께 애도기간을 지정하고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수습과 후속조치에 두겠다고 밝혔다. 우리 모두가 고개 숙여 보듬어 주어야 하겠다. 너무나 큰 믿어지지 않는 참사 중에도 다소나마 한 가닥 위안이 되는 것은 10월 29일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의 지하 190m 갱도가 붕괴된 사건이다. 보조작업자 2명이 무려 221시간만에 극적으로 무사히 구조되어 천만다행이다. 이들은 재난시 지켜야 할 준칙을 침착하게 따랐기에 생존하게 된 것이다.
이제 희비(喜悲)속에 너무나 큰 충격을 당했기에 나이 한 살 더 먹는 것이 아쉽겠지만 호랑이해가 하루라도 빨리 지나 갔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오직 새로운 토끼해에 희망을 기대해 볼 뿐이다.

저작권자 © 영등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