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르네상스

김기남 이사장
김기남 이사장

 

최근 개교 30주년 만에 한류열풍의 산실이 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유치에 뛰어든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이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다. 
조선왕릉이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조선 경종의 묘인 의릉 능역 안에 있는 석관동 캠퍼스를 2022년까지 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한예종의 2022년까지 이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한예종 부지를 소유한 문화재청에 석관동 부지사용 5년 연장 신청을 내기로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문체부에 유치 제안서를 전달한 경기 고양시에 이어 서울 송파구도 조만간 유치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최근 존치를 추진하는 성북구까지 가세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문체부 소속 4년제 국립 특수대학인 한예종은 연극원/영상원의 석관동 캠퍼스, 음악원/무용원의 서초동 캠퍼스, 예술영재교육원이 위치한 대학로 캠퍼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예종은 재학생 약 3,408명, 교수진 137명, 공무원 442명 규모를 가진  국내 최고 수준의 문화예술분야 명문대학이다. 
한예종 유치는 문화예술관련 일자리 창출 및 추가 재정수입으로 영등포 지역경제 활성화 및 문화도시로의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한류열풍이 확산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아우르는 수준으로 도약하고 있다. 
한예종 연극원/영상원은 장동건, 이선균, 김고은 ‘오징어게임’의 아누팜까지 친숙한 스타를 배출하며 한류 문화 창출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음악원/무용원은 서울대 음대, 미술원은 홍대 미대와 쌍벽을 이루며, 문화예술분야에서 국내 최정상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정도이다.
서울시에서 영등포구만이 변변한 대학이 없는 유일한 자치단체이다.
한예종 재학생과 교직원들은 학교 이전부지로 경기도보다는 서울 송파구 이전을 압도적으로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서울 송파구는 예정부지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해야 만 학교 이전이 가능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조금 늦은 감도 있지만, 영등포구 지자체도 낙후된 영등포구의 화려한 부흥을 위해서 학교 부지는 물론 교직원 주택과 재학생 기숙사까지 제공해서라도 유치작업을 추진했으면 한다. 
한예종 관계자는 거점형 캠퍼스로 갈 경우 부지의 사이즈가 중요하지 않고 예술특수대학으로서 발전 가능성과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문래동 3가 55-6번지 기부채납 학교부지에 제2 세종 문회회관 건립은 영등포 지역발전을 위해 좋은 방안이지만 예산확보 등의 문제로 사업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성북구-한예종 지역상생 학술연구용역’에 따르면 한예종 이전에 국비 5,0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여 제2세종 문화회관 자리에 지역주민과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5층 규모의 구립 문화예술회관을 기부채납 받아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에 영등포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48층 규모의 한예종 강의동과 대학 본부를 유치하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
향후 경부선 철도가 지하화되면 철도 지상부지와 연계하여 서초동 캠퍼스 및 대학로 캠퍼스도 순차적으로 이전시키면, 명실상부한 서남권 문화도시로 영등포의 화려한 부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예종 유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문래동 일대가 홍대 이상의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젋은이들의 명소로 탈바꿈되리라 생각된다.   
미국의 줄리아드, 영국 왕립예술학교도 도심안에서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세계적인 예술학교로 자리잡았듯이 한예종도 제2 세종 문화회관부지 및 경부선철도 지상부지에 둥지를 틀고 세계적인 문화예술대학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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