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칼럼

이제 코로나19로 인한 거의 3년간의 거리두기 생활에서 벗어나 외부활동이 가능해졌다. 특히 9월 26일부터는 실외에서 마스크착용도 해방되어 심호흡을 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 가을로 접어들어 한결 몸과 마음이 가볍고 건강함이 느껴진다. 때문에 가족단위 여행과 친목단체의 야외나들이는 물론이고 체육활동과 각종 공연 및 기념행사도 활발해졌다.
여기에 뒤질세라 지난 10월 8일 ‘서울세계불꽃축제22’가 2019년 10월 이후 3년 만에 열렸다. 이 불꽃축제는 주식회사 한화그룹이 사회공헌사업의 하나로 2000년 10월부터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행사다.
금년에는 SBS와 공동주최하고 서울시의 후원 하에 10월 8일 오후 7시 20분경부터 8시 30분까지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서 거행됐다. 과거의 예를 감안하여 100만 인파가 운집할 것을 대비하여 오후 2시부터 여의도 부근의 교통을 통제했지만 관중은 화려한 불꽃을 보기 좋은 장소인 명당자리를 찾아 모여들어 불꽃관람보다 사람관람의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올해에는 일본과 이탈리아 그리고 우리나라 3개 국가가 참여했으며 일본이 첫 번째로 시작하여 이탈리아, 한국 순위로 하여 우리나라가 8시부터 8시 30분까지 진행됐다. 30여만 발의 폭죽이 터져 그때마다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폭음에 빠져들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행사가 끝난 후 뒤처리가 항상 문제가 되고 있다.
상식적으로 자기가 버린 것은 반드시 되돌려 가져가야 하는 책임 있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렇지만 이번 불꽃놀이축제는 개운한 느낌이 아닌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대중이 모이는 행사를 치루고 나면 남는 것은 오직 쓰레기뿐이다. 이번 행사도 마찬가지다.
물론 주최 측에서는 만반의 준비를 다 했지만 군중심리 때문인지 한 두 사람의 설마 하는 가벼운 행동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 오게 된다. 현수막을 내걸고 임시적으로 쓰레기수거함을 곳곳의 일정한 장소에 설치했건만 무의식적으로 환경오염이라는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특히 시간적 여유가 있고 야간에 이루어지는 행사에서는 음식물쓰레기 등 분리수거가 어려운 혼합물쓰레기로 인해 악취까지 발생하게 되어 더욱 심적인 불쾌감과 건강상 피해를 주게 된다.
그리고 주최 측에 의하면 이번 세계불꽃축제로 발생한 혼합물쓰레기는 2019년의 축제 때 발생한 45톤 쓰레기의 약 11%가 증가한 약 50톤으로 추산했다. 즉 행사가 끝난 후 오후 9시경부터 주최 측과 한강사업본부 그리고 특히 영등포구 직원들이 동원되어 행사장 주변 일대에 대해서 청소, 정리를 했건만 쓰레기 분리처리에만 4~5일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할 정도다. 이와는 별도로 인접한 한강에 불법으로 버려진 쓰레기도 상당량 될 것으로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은 현실 속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날로 증가하는 쓰레기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환경부에 의하면 연간 쓰레기배출량은 2016년의 1억5천7백만 톤에서 2020년에 1억9천5백만 톤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는 매일 53만4천 톤 규모로 배출하는 셈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에 제약을 받음에 따라 아직도 각 가정으로 배달하는 음식물로 인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등 생활쓰레기가 급격히 늘어 나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의 2021년도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플라스틱배출량은 연간 88kg으로 세계 주요 21개 국가 중 미국과 영국에 이어 3위라고 한다. 또한 한국환경공단에 의하면 서울시민 1인당 하루 플라스틱 배출량이 2016년 110g에서 2020년 236g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이에 비해 쓰레기처리시설과 폐자원회수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만 하더라도 공동으로 사용하는 매립지 문제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쓰레기소각장시설을 마포구 관내에 설치하기로 했지만 지역주민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한다고 하는 마음만 먹으면 해내어 성공시키는 은근과 끈기를 갖고 있다. 따라서 법규에 따라 일회용품사용상의 주의부터 실천에 옮겨야 한다. 또한 재활용업체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상책 등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나규환
(영등포구환경정책위 전 위원장, 약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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