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우리동네 영등포

이용욱 사무국장(영등포문화원)

논산 성디마을은 말랭이를 사이에 두고 동편과 서편으로 나뉜다.
나는 동편 마을이었다. 말랭이에는 방앗간과 이발소, 교회가 있었다. 말랭이는 마루나 산봉우리와 같은 말이다.
고추말고개는 영등포역 뒷길이다.
영등포역고가 끝부분에서 영등포푸르지오아파트 뒷길로 가는 영신로 9길이다.
민긍기 교수가 지은 <영등포의 정치와 문화이야기>에는 지금의 고추말고개를, 영등포역 일대가 고개가 있는 등성이었고 애초의 고추말고개는 영등포역을 건설하면서 허물어지고 고추말고개의 한 모퉁이 일거라고 얘기한다.
<서울특별시 동명연혁고>는 ‘고개가 가파르다 하여 생긴 이름’, <영등포구지>는 ‘겨울에 고추처럼 매운바람이 분다 해서 고추말고개라고 부르기도 하였다’고 한다.
마루는 산이나 고개 등의 등성이를 일컫는 우리말이고, 고추말의 말은 마루에서 변이된 말이라고 한다.
고추말고개가 방아곶이 있었던 신길역 부근에서부터 벋어 올라간 등성이인 점을 생각하면 곶에서 파생된 말이고, 곧 방아곶이에서 벋어 올라간 등성이로 인식하여 고추말고개라는 이름을 붙였을 거라고 얘기한다.
고추모양의 조형물은 ‘겨울에 고추처럼 매운바람이 분다’해서 붙은 이름이라는 민간어원설에 따라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유래를 설명하는 안내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추말고개를 벗어나 푸르지오아파트 뒷길 버스정류장 이름이 ‘꼬추말’인데 이건 뭔지 모르겠다.
꼬추는 고추의 방언이기도 하지만 다른 의미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말인데 버스정류장 이름을 재미삼아 짓지는 않았을 거고 이름 지은 연유를 확인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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