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시(詩)- 경자(庚子)년 새해를 맞이하며

물안개 사이로 ㅇ자를
입에 문 태양이 솟는다
하루를 들고 떠오른 해는
댓가를 지불하려고 지갑을 내밀지도
받으려고 열지도 않는다

두 손 모아 한강물을 뜨니
손바닥 안에 둥근 금덩이가 가득
공짜다
금물결로 일렁이는 한강
모든 사람에게 마음을 연다

두 손 가득
소중한 마음으로
금빛 건져 올려
호주머니에 넣어보자
세끼 안 먹어도
마음이 넉넉해 지리라

2020년 경자년에는
ㅇ원으로 세상을 살아보자
공짜인 공기도 아리수도 마시며
머물기 힘든 사랑도 바람따라 잡아보고
구름같이 가볍게 지내 보자

더 
더 잘 살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계도 허물고
상생할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하며
무소유의 진리도 되새겨보고
탐욕에 물든 옷도 벗어
깃털에 매달아 날려보내 보자

ㅇ원을 품고 떠 오른 새해에는
온전한 정신과 육신으로
한마리 무명새 되어 살아보자

   
▲ 시인 노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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