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원장(통달한의원)

   
▲ 김태현 한의사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목, 허리 등 척추의 문제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척추질환중에 목, 허리 디스크 질환은 과거에는 중장년 이후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었으나 요새는 성장기 학생들한테도 흔한 질환이 될 정도 나이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디스크의 정확한 명칭은 추간판인데 척추뼈 사이에서 각각의 뼈대를 서로 단단히 연결해주어 안정화시키면서 말랑말랑한 성분으로 되어 충격을 흡수하고 척추 운동에 유연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 탄성이 있는 추간판은 나이가 점차 들어가면 딱딱하게 변하는데 이를 퇴행성 디스크라고 한다. 추간판의 건강이 척추의 건강 나아가 몸 전체의 건강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건강한 추간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해 잘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의 경우 척추는 전체가 목뼈 7개, 등뼈 12개, 허리뼈 5개, 엉치뼈 1개, 꼬리뼈 1개로 26개로 되어 있다. 이렇게 여러 개로 뼈로 되어 있는 이유는 각각의 마디가 움직여야 목, 등, 허리가 굽히고 펴고 돌리는 등의 운동을 할 수 있어서 그렇다. 척추뼈 안으로는 머리에서 몸의 각 부분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신경이 지나가는데 척추뼈가 틀어지고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이런 척추신경이 눌려서 팔, 다리, 내장기능 등의 문제가 생긴다. 척추는 몸을 지탱하는 동시에 움직이게 하고 신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추간판은 이러한 척추뼈사이에서 척추를 고정하는 동시에 충격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는데 전체 척추 길이의 1/4 정도에 해당한다. 특히 허리부위에서는 디스크가 더 커서 척추체 높이의 약 1/3 정도의 높이를 보인다. 전체 척추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적지 않다.

추간판은 수핵, 섬유륜, 연골단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핵은 95%의 수분과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어서 말랑말랑한 성질을 유지하게 한다. 그래서 운동시 척추의 충격을 흡수하고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섬유륜은 수핵을 감싸고 있으며 강인하고 탄력성 있는 탄력섬유질로 구성되어 척추를 안정화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연골단판은 인접한 추체와 섬유륜을 서로 연결해 주고 상호간의 수액 교환을 담당하며 영양분이나 화학물질에 대한 투과 장벽의 역할도 한다. 또한 성장기에는 추체 발육을 담당하는 성장판의 역할도 수행한다.

추간판은 인체의 성장이 끝나 가는 20대 초반부터 퇴행성변화가 시작된다. 이러한 퇴행성 변화는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일생을 두고 점차적으로 진행하는 생리적이고 비가역적인 현상이다.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수핵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이 점점 탈수화가 진행되어 부드럽고 탄력적인 성분이 딱딱하고 비탄력적인 성분으로 변화되어서 그렇다. 섬유륜 역시 구성 성분이 탈수화 되면서 탄력성을 잃게 되고 섬유질 사이에 틈이 갈라져서 척추가 불안정하게 된다. 한편 연골단판면에 표면에는 몸의 체액이 드나는 미세한 구멍이 있는데 점차 이것들이 막혀감에 따라 추간판으로 영양공급이 원활치 않게 된다.

말랑말랑했던 추간판이 딱딱해지면 척추는 힘의 균형을 잃고 안정성을 상실하게 되어 추간판이 지탱했던 힘이 후방관절과 지지인대 및 근육에 집중되어 통증을 유발한다. 이러한 모든 것이 추간판에 탈수 현상이 일어나면서 탄성을 잃고 딱딱하게 되면서 시작될 수 있다. 추간판의 탄성을 잘 유지하는 것이 건강의 핵심이다.

추간판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추간판의 탄성을 위해 수분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봄여름가을겨울로 가면서 물오른 새싹이 왕성해지고 낙엽이 지고 말라가는 것처럼 사람의 일생동안 몸에서 점차 물이 빠져나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한방에서 보수(補水)를 양생의 근본이라고 한 것처럼 몸 전체에서 수분을 유지하여 건강을 지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추간판에 집중해서 보자면 실천할 만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추간판은 말랑망랑한 스펀지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스펀지가 최대로 팽창하면 물을 많이 흡수하지만 눌려지면 흡수하는 물의 양이 많지 않게 된다. 추간판이 덜 압축되게 하는 것이 좋다. 생체 역학적인 면에서 추간판의 내부 압력은 앉은 자세에서 10-15kg/cm2이며 기립자세에서는 이보다 약30% 떨어지고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는 50% 작게 측정된다. 가장 높은 압력은 몸의 중심에서 먼 거리에 놓인 물건을 들어올리는 자세에서 관찰되었다. 따라서 추간판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누운 자세나 기립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앉은 자세나 허리를 숙이는 자세는 반듯이 피해야만 한다.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경우 최소 1시간에 한번은 일어나서 등, 허리가 쭉 펴지도록 기지개를 켜주고 바닥에서 물건을 들 때는 무릎을 굽혀 자세를 낮춘 이후에 드는 것이 추간판에 부담이 덜 온다.

추간판에 영양이 잘 공급되는 것도 중요하다. 너무나도 흔한 잔소리 같지만 흡연, 음주, 과도한 커피는 특히 추간판에 좋지 않다. 흡연을 하는 경우 산소결핍으로 디스크에 영양공급이 떨어져서 콜라겐 파괴되고 칼슘 미네랄이 줄어든다. 음주의 경우 알콜분해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가 통증 및 염증을 유발하고 알콜해독에 과도한 단백질이 소모되어 근육, 인대가 약해져 디스크에 무리가 오게 된다. 커피의 경우 칼슘흡수가 줄어들고 배출이 가속화되어 뼈자체가 약해진다.

건강을 위해 1시간에 1번은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흡연, 음주,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이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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