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원장(통달한의원)

   

▲ 김태현 한의사

 

어깨가 아파본 기억이 있는 사람은 어깨나 팔이 우리 몸 전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낀다. 두발로 바로 서고 팔을 자유롭게 쓰면서 인간 다운 문명이 시작된 만큼 우리 생활에서 어깨는 매우 중요하다. 어깨는 쉽게 부상을 당하는 부위인데 우리 몸에서 운동 범위가 가장 넓은 관절이기 때문이다. 어깨 관절은 쇄골, 견갑골, 위팔뼈로 이루어진 관절로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해 뼈끼리 튼튼하게 고정되어 있다. 어느정도 안정성을 유지하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뼈와 뼈를 연결하는 인대와 뼈대를 움직이게 하는 근육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좁은 어깨 관절 안에 인대, 근육, 관절낭, 점액낭, 혈관, 신경 등이 복잡한 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관절 안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 좁은 어깨 관절의 가동 공간은 더 좁아지게 된다. 어깨 관절에서 팔뼈를 몸통에 붙이는 역할을 하는 인대와 회전근개를 이루는 주요한 근육들이 다른 구조물에 부딪히면서 염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어깨 충돌 증후군이라고 한다.

어깨 충돌 증후군은 오십견, 회전근개파열과 함께 3대 어깨질환으로 분류되는데 의료현장에서는 이러한 3가지 어깨 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일반적으로 어깨의 구조물이 어깨 관절 속에서 부딪히는 어깨 충돌증후군이 먼저 발생하고 심해지면 팔을 몸통에 고정하는 회전근개가 손상되면서 회전근개파열로 진행하게 된다. 또한 어깨 구조물의 염증이 심하게 진행되면 관절의 여러 구조물들이 시루떡처럼 서로 엉겨붙어서 유착성 관절낭염인 오십견으로 진행되게 된다. 어깨 질환에 있어서 어깨 충돌 증후군 증상이 나타날 때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더 최악의 통증을 피하게 된다.

어깨 충돌 증후군이 진행되면 특정방향으로 팔을 움직일 때 어깨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소리가 나게 된다. 점차 염증이 진행되면 팔을 움직이지 않아도 묵직하게 아프고 잠을 잘 때 아픈 어깨가 침대나 바닥에 닿을 때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어깨가 뭉치고 팔을 움직일 때 어깨에서 소리가 나면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어깨 충돌 증후군은 어깨의 가동 범위를 체크하고 견갑골이나 견봉, 쇄골의 위치를 진찰하는 것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X-ray와 같은 기본 영상진단만으로도 비교적 확실하게 진단이 되므로 초기에 발견이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 팔저림이나 팔의 무력감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목디스크나 흉곽출구증후군과 같은 다른 질환과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어깨 충돌 증후군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팔뼈, 견갑골, 쇄골, 목뼈, 등뼈 등의 올바른 정렬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팔을 들어올렸을때의 정상 각도는 윗팔뼈가 귀에 붙을때까지 통증이 없어야 한다. 팔을 들어올릴 때 팔뼈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등에 붙어 있는 견갑골이 바깥쪽으로 회전이 같이 일어나야 한다. 견갑골이 60도 회전하는 동시에 팔뼈가 120도 회전해야 팔을 180도까지 들어올릴 수 있다. 이때 견갑골이 60도를 돌기 위해서는 목뼈와 등뼈에 연결된 승모근, 견갑거근, 능형근 등의 근육이 통증없이 잘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목과 등뼈의 정렬이 중요하다. 견갑골은 등에 넓은면으로 맞닿아 있는 뼈이므로 등이 정상상태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등이 굽거나 목이 일자가 되어 체형이 좋지 않게 되면 견갑골의 위치도 안좋아지게 된다. 이런 경우 견갑골이 60도 회전을 하지 못하게 된다. 견갑골이 제대로 회전하지 못하면 몸을 옆으로 기울여서 팔을 들기 때문에 등이나 목에도 부담이 지속적으로 오게 된다.

양방에서는 어깨 충돌증후군 단계에서는 치료법이 많지 않다. 진통, 소염제 및 물리치료로 통증을 줄이는 치료를 실시하지만 이러한 치료만으로는 어깨 구조가 변형되어 충돌이 되는 상태를 되돌릴 수는 없다. 이 단계에서 더 진행되어 회전근개가 파열이 되거나 염증으로 인한 석회화가 진행되어서 손상이 심해질 때에 가서 수술이나 시술로 이를 치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단계가 되어야 비로소 조치가 가능한 경우가 많아 의료 현장에서 고통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다.

어깨 충돌 증후군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목, 등, 견갑골, 쇄골, 팔뼈 등의 제 위치를 잡아줘야 한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뼈대를 연결하는 인대와 근육을 직접 침, 부항 등으로 치료하고 틀어진 뼈대를 바로 잡는 추나치료를 실시하게 되는데 이러면 어깨를 구성하는 주요한 구조물이 제자리를 잡게 되어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일단 염증이 진행된 경우에는 근육이나 인대가 약해지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한약 치료가 필수적이다. 침이나 부항, 추나치료로 바로 잡는다 하더라도 근육과 인대가 약해서 정상적인 정렬이 유지가 안된다면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어깨가 중요한 관절인 만큼 이미 통증이 심해진 상태에서는 삶의 질이 매우 안좋아진다. 오십견과 같이 염증이 심하게 진행되어 유착이 되는 경우 평균 1년이상의 고통스러운 기간이 흐른 후에 다시 회복되게 되는데 이 때 통증으로 인해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우울증이 생겨 고통 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깨 통증으로 고통 받길 원하지 않는다면 어깨가 잘 뭉치는지 어깨를 움직일 때 소리가 나지 않는지 잘 관찰하여 이런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한방의료 기관에서 침, 부항, 추나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내년 3월부터 한방 추나요법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게 된다. 추나치료가 개인별로 횟수 제한 없이 전면 보장되는 수준은 아니라서 약간 아쉽지만 부분 혜택이라 할지라도 심한 어깨 통증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역할이 기대된다. 공중보건과 예방을 위해 추나치료의 의료보험 혜택이라는 중요한 걸음을 시작한 만큼 이 혜택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상담: 2678-0220>

저작권자 © 영등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