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규환 위원장(영등포구환경정책위, 약학박사)

   

▲ 나규환 위원장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뼈있는 말 중에 가정이나 국가적으로 헛된 경제적 낭비를 비유해서 ‘물 쓰듯 한다.’고 했다. 그만큼 우리 생활주변에 흔한 것이 물이었기에 물의 귀중함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던 탓이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적으로 인구증가와 산업발전으로 인해 물의 과다사용과 오염으로 물 부족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지구상의 큰 강과 하천을 끼고 있는 국가 간에는 물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나라 안에서도 지역 간의 물로 인한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단세포생물이 라도 물에 둘러싸여 있고 인간을 비롯한 어느 작은 미생물도 물 없이는 아무리 풍부한 영양분이 있더라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그렇기에 물은 생명의 근원이라고 부르게 된다.

사람도 체중의 60〜70%는 물이며 그중 10%만 잃어도 탈수증을 일으키게 되고 20〜25%에서는 생명에 위험이 일어난다. 이와 같이 인간의 생명에 필요한 물은 오염되지 않는 깨끗하고 충분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를 매체로 하여 생명을 위협하는 각종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인류는 고대로부터 깨끗한 물을 구하는데 노력했으며 기원전 727년 예루살렘의 수도가 상수도의 기원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근대 상수도로서는 영국의 런던시가 1619년에 강물을 끌어들여 각 가정에 공급한 것이 최초다. 또한 물의 정화는 1829년 런던에서 완속여과과정이 시작되었다. 이후 1893년 미국과 독일의 학자 등에 의해 간단한 여과법에 의한 수질정화로 물로 인한 질병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결과는 오늘날의 상수도를 이용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우리나라의 상수도 시작은 1908년 8월에 한강변 뚝섬에 1일 12,000톤 규모의 완속모래여과와 상수도수원지가 개설된 이후 1950년 전후 복구를 거쳐 1960년대부터 급속히 확충되었다. 그리고 마시는 물로는 공공수돗물 외에 개인이 직접 생산 판매하는 ‘먹는 샘물’의 개념이 도입된 것은 1974년으로 먹는 샘물의 시판은 수돗물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우려 때문에 최초에는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의 소득수준향상과 거듭된 수돗물 오염파동으로 먹는 샘물이용자가 늘었다. 그리고 1994년 대법원판결에 따라 국내시판이 허용되어 먹는 샘물관리법의 의결로 1995년 5월 1일부터 시판되었다. 이와 함께 국내 음용수는 보다 깨끗한 공공의 수돗물 생산과 시판의 먹는 샘물에 대한 위생관리 면에서 선진외국에 비해 손색없는 철저를 기하고 있다. 따라서 국외로의 물 산업시장개척에도 눈을 돌려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2030년까지 물 사업수출액 10조원과 함께 일자리 37,000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환경부는 물 관리기술의 체계적인 발전과 함께 물 사업진흥기반조성을 위한 ‘물 관리기술발전 및 물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시행령’을 2018년 12월 13일부터 시행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물기업의 약 72%가 10인 미만의 영세사업체이기 때문에 보다 기술혁신과 해외진출을 위해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물 사업제품에 대한 검증과 평가를 거쳐 성능이 우수한 제품은 사업화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수출증대로 인한 일자리 확장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게 되는 길이다.

한 가정의 수돗물공급단계를 보면 상수원에서 수도꼭지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거쳐 깨끗한 물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 과정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잘못이 발생한다면 아무리 정수(淨水)를 잘 한다 해도 각 가정에서 안전하고 풍족한 수돗물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한 때 사용량이 큰 공장이나 음식점 등에서 수돗물을 도용한 경우도 간혹 있었으나 이 보다도 최근에는 상수도관의 노후와 파손으로 인한 누수(漏水)가 문제가 되고 있다.

그물같이 펼쳐 엉켜있는 상수도와 하수도관은 지하에 묻혀 있어 어느 누구도 관심 밖이다. 항상 철저한 관리, 점검이 없다면 큰 낭패를 당하기 마련이다. 2018년 12월 4일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상수도관의 노후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누수량이 연간 6억 8,250만 톤에 이르며 이는 수돗물총생산량의 10.6% 규모로서 2016년도 수돗물생산원가로 환산하면 경제적 손실액은 무려 5,922억 원에 해당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노후시설을 완전히 현대화하면 팔당댐저수용량의 2.8배에 이르는 수돗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누수율은 서울이 2.3%, 대전이 3.3%, 부산은 3.7%이며 전남과 경북이 각각 25.0%와 24.7%이고 특히 제주도는 무려 41.1%로 대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시설이 낙후된 지방이 누수율이 심하다. 따라서 환경부에는 2017년부터 상수도시설개량이 시급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총 3조 962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리고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환경공단 등 물 관리기관의 자문과 함께 수탁운영하고 있다. 사실 이제까지 정부나 국민 각자는 수돗물의 귀중함을 너무나 모르고 지나쳤다. 하루 빨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한번 시용하고 버린 수돗물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중수도(中水道)설비와 이의 실행은 물론 빗물이용방법을 강구하여야 한다.

또한 각 가정에서도 수돗물을 헛되이 청소와 세차 등은 삼가 함은 물론 수돗물생산에는 많은 경제적 비용이 투자되었기에 절약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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