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원장(통달한의원)

   

▲ 김태현 원장

 

따뜻한 차한잔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제법 쌀쌀해진 아침 출근길에 테이크 아웃 커피를 한잔씩 손에 들고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커피도 좋지만 카페인 음료라는 측면에서 과량 음용시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 전통차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통차의 대명사로 알려진 쌍화차는 한방 처방의 하나인 쌍화탕에서 유래된 차이다.

쌍화탕은 송나라의 태평혜민화제국방이라는 의서에 처음 등장하는 처방이다. 태평혜민화제국방이라는 책은 송나라의 태의국에서 효험이 좋은 처방을 모아 주석을 달아 처방한 것으로 태의국은 지금의 보건복지부에 해당하는 국가 기관이다. 유래가 오래되었고 국가에서 관장하는 기관에서 편찬한 서적에서 등장하는 만큼 한방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처방이다. 동의보감에서 쌍화탕은 ‘허로(虛勞)’부분에서 음양이 모두 허할 때 쓰는 처방으로 소개되어 있다. 기혈을 보하여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처방이라는데에서 쌍화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동의 보감에서 소개된 주요 효능은 “마음과 몸이 모두 힘들 때, 기혈이 모두 상했을 때, 성관계를 가진 다음 일을 많이 하거나 일을 많이 한 이후에 성관계를 가졌을 때 혹은 큰병을 앓은 다음에 쇠약해졌을 때, 힘들어서 땀이 저절로 흐를 때” 쓴다고 하였다.

쌍화탕의 주요 구성 약재는 작약, 천궁, 당귀, 숙지황 그리고 황기, 계피, 감초, 생강, 대추로 되어 있다. 한방에서 빈혈이 있거나 혈색이 창백하는 등의 증상을 보일 때 혈허라고 진단하고 대표적으로 작약, 천궁, 당귀, 숙지황으로 구성된 사물탕을 쓴다. 쌍화탕에는 사물탕의 구성약재가 들어있다. 한편 나머지 황기, 계피, 감초, 생강, 대추는 황기건중탕이라는 처방인데 몸이 차고 복통이 있으면서 밥을 잘 안먹을 때 쓰는 보약으로 쓰는 처방이다. 쌍화탕은 사물탕과 황기건중탕이 합쳐져 있는 처방인데 혈과 기를 함께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쌍화탕은 감기약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다. 쌍화탕은 동의보감에서 알려진 효능처럼 스트레스로 몸이 찌뿌둥하거나 힘든 일을 해서 육체피로가 생겼을 때 쓰면 가장 좋다. 과로로 인해서 으슬으슬 춥고 몸살이 나는 감기에 쌍화탕이 매우 효과적이나 감기가 더 진행되어 기침, 콧물, 고열 등이 심해진 경우에는 별로 좋지 않다. 이런 경우 염증을 진정시켜야 하는데 쌍화탕은 염증을 진정하는 약은 아니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열성 약재가 있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기도 하므로 초기 감기가 아닌 진행된 감기에 쌍화탕 처방 그대로 쓰는 것은 아니고 염증을 줄이는 약재를 더 추가하거나 다른 처방을 써야 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물론 감기가 체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가 많으므로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처방한 감기약을 먹을 때 체력보강 차원에서 같이 복용한다면 큰 무리는 없다.

널리 알려진 전통차이므로 쉽게 쌍화차를 복용할 수 있는데 건강한 사람이 복용했을때는 큰 무리가 없다. 다만 쌍화탕은 대부분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재들이 많으므로 더위를 많이 타거나 열일 많은 사람은 피로를 풀기위해 한두잔 음용하는 경우는 효과가 나쁘지 않지만 연속해서 오래 복용할 경우 좋지 않다.

몸과 마음이 지친 현대인들에게 쌍화차는 좋은 전통차이다. 피로회복제라는 이름으로 손쉽게 편의점이나 약국에서 사먹을 수 있는 드링크류들이나 약들이 많은데 이 들 가운데 상당수는 카페인 또는 다른 성분으로 일시적인 각성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원래 약재이외에 화학첨가물이 있어 장기 복용 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쌍화차는 간을 튼튼하게 하고 근육을 포함한 육체피로를 풀어주고 통증을 줄여주므로 효과적이다.<상담: 267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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