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3동 동심경로당 회원들, 월 20만원 벌며 노익장 과시

   
▲ 박철응 회장 등이 참여한 어르신들과 지퍼제작을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박 회장이 완성품을 보이며 "이렇게 해 놓은 물품을 기업에서 회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림3동의 동심경로당(회장: 김철응)에 오전 9시만 되면 할머니들이 서른 두 명이 2층에 모인다. 1주일에 세 번 보는 반가운 얼굴들. 가진 것은 각자 다르지만 마음만큼은 그 누구도 누리지 못한 여유로움이 늙어가는 어르신들의 입가에 크게 걸쳐 흐른다.

이들이 마냥 좋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은 70세 이상이 됐어도 일이 있기 때문이다. 수익형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지퍼(Zipper)를 완성하는 과정 중에 핀으로 고정하는 마지막 작업을 하는 것. 그러고 받는 돈이 한 달에 1인당 16만 원 정도.

수 백 만원씩 받는 샐러리맨에게는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 돈과 수익금 4~5만원을 더하면 1개월에 20만원 남짓을 벌 수 있다는 게 대림동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작지만 빼놓을 수 없는 행복이며 자랑거리이다. 물론 이 금액은 아주 작은 돈이고 현재도 더 채워져야 할 부분이 많지만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에게 돈 외에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생산적인 일인지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30년 초고령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노인복지는 최하위권에 속해 있어 정책들에 대한 대대적인 보완과 새로운 제도들이 뒷받침 돼야 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처음으로 감소해 비상이 걸림은 물론 65세 이상 고령인구비율이 14.2%로 증가해 본격적인 인구절벽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 OECD국가 중 노인 빈곤률 역시 1위를 차지해 어르신들의 경제적 어려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런 어려운 상활 속에도 동심원경로당의 지퍼제조 현장은 노인일자리 사업의 표상이나 마찬가지로 크고 상징성도 내세울만하다. 특히 노인들이 만들어낸 지퍼들은 베트남 등 현지에 수출하고 또 다시 국내로 들여와 소비자들에게 재판매되는 사이클을 이루며 ‘윈윈’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김철웅 회장은 “65세 넘은 어르신 32명이 1주일에 월, 화, 수 3일 출근해 50분 일 하고 10분 휴식시간을 갖으며 지퍼 완성품을 만들어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며 “일반 경로당은 노인들이 나와 화투나 장기, 바둑, 수다 등을 떨며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동심경로당은 생산적인 일을 한다.”며 자부심을 가졌다. 하지만 “성실히 일에 참여한 어르신들에게 제대로 된 급료를 챙겨주지 못해 늘 아쉽다.”고 밝혔다.

사실 3일 일하고 지자체에서 받는 금액이 16만원 여기에 완제품을 판매해 얻는 수익금 4~5만원을 합치면 한 달에 20만원에서 21만원을 지급받는다. 하루가 다르게 물가는 올라가는 상황에서 이 돈은 적을 수밖에 없다. 타 지자체는 20만원을 지원해 주는데도 많은데 현실화 시켜줬으면 좋겠다는 게 김 회장의 작은 바람이다.

죽은 지 몇 달 만에 발견된 어르신 사망사건을 비롯해 우리나라는 지금 고령화 사회에서 나타나는 초기 현상들이 여기저기서 터진다. 신문이나 방송에 알려지지 않은 사건, 사고까지 합치면 더욱 심각한 문제가 노인복지분야이다.

어르신정책의 거시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에서 대림동의 한 경로당에서 펼쳐지는 시장형 일자리 사업으로 펼쳐지는 지퍼제조 사업은 복지정책을 펴는 이들은 물론 어르신들에게 아주 중요한 사업이자 현장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영등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