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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현 한의사

연일 불가마와 같은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각종 기상 기록을 갱신할 정도로 역대급 더위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친 분들이 많다.

‘동의보감’에서는 사계절 가운데 여름철 건강관리가 가장 어렵고, 자칫 여름에 몸 관리를 소홀히 하면 겨울에 반드시 병이 온다고 했다. 그래서 여름철엔 몸 관리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연일 30도 가까이 오르는 낮 기온으로 얼굴이고 몸이고 할 것 없이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땀은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더운 날씨에 움직이거나 운동을 해서 체온이 올라가게 되면 땀을 흘려 몸 안의 열을 발산함으로써 체온이 조절된다.

따라서 땀을 적당히 흘리면 체온조절과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되고,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어 우리 몸에 이롭다. 만약 땀 분비에 문제가 생긴다면 건강에 적신호가 온 것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땀을 중요하게 여긴다. 땀은 신진대사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으로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땀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흘린다면 다한증을 비롯해 여러 가지 질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다한증에는 전신에 흐르는 땀을 이야기하는 전신성 다한증과 신체내의 일부에서 흘리는 국소성의 부분 다한증이 있다.

흔히 얼굴에서 땀을 많이 흘린다던지, 아니면 손발에서 땀을 많이 흘린다던지, 겨드랑이에서 땀을 많이 흘린다던지, 발바닥에서 땀을 많이 흘린다던지 하는 국소적으로 땀이 많이 나는 것을 부분 다한증이다. 전신성의 다한증은 체력이 떨어져서 혹은 살이 쪄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면 부분 다한증은 무엇보다도 자율신경실조증, 자율신경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난다고 하고 있다. 이런 부분 다한증은 원인을 파악하여 근본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체내 독소, 혈액 순환 등의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허약해서 땀이 많아 지치는 사람에게 '삼계탕' 좋아

한방에서는 땀의 원인과 증상에 따라 자한(自汗)과 도한(盜汗) 등으로 나눈다. 낮에 비 오듯 전신에 땀을 흘리는 것을 자한이라고 하며, 이는 기가 약해져 땀 조절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이럴 땐 기운을 보하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밤에 자다가 자신도 모르게 흐르는 땀을 도한이라고 하는데, 체내 에너지가 부족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로 정신적 긴장이 지속된 사람에게 나타난다. 이런 경우 보양식과 가벼운 운동 등으로 원기를 보충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땀을 흘리고 나면 몸이 지치는 것도 문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땀을 흘리면 체온이 정상적으로 조절되고 몸에 불필요한 노폐물이 빠져나가므로 시원한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땀을 흘리고 나서 지치고 피곤하다면 에너지 소모가 지나친 것이다. 이러한 과부하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여름철에는 보양식을 많이 먹게 된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잘 알려진 삼계탕은 지나친 땀과 찬 음식으로 지친 육체와 소화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삼계탕은 허약해서 땀이 나면 지치는 사람에게 좋다. 그렇지만 체중이 많이 나가고 대사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필요이상으로 먹을 경우 오히려 소화 장애나 식적과 같은 몸의 노폐물이 쌓이게 되어 오히려 몸이 무겁고 처지는 악영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음식이지만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인 만큼 수분 보충이 중요하다. 카페인이 함유된 아이스커피 대신 인삼과 맥문동, 오미자를 달인 생맥산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이름 그대로 맥을 살리고 기운을 돋워주는 생맥산차는 체질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며 갈증을 잘 느끼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상담문의 ☎ 02 : 2678-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