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노천의 우리역사 산책

   
▲ 시인 정노천

길(吉)자는 요즘 와서는 ‘일이 잘되다’, ‘좋은 일이 생기다’ ‘길하다’로만 한정되고 있다. 그 글자의 원래 뜻은 ‘병기를 거치대에 걸쳐두어 사용할 일이 없는 상황 즉, 전쟁이 줄어들어 백성들에게 위난이 없게 된다. 전쟁할 일이 없어 다행이다’라는 뜻이다.

과거 패권시대엔 나라의 운명은 힘의 논리다. 백성들은 평상시 농사를 짓다가도 적들이 쳐들어오면 병력 동원되어 전쟁터에 나가 용사가 돼야한다. 근데 여러 번의 전쟁이 줄어들어서 병장기를 거치대에 걸쳐놓으면 그것이 길하다는 의미로 길(吉)자는 쓰였다. 독음 근거는 ‘일’에서 ‘길’로 어휘변천 된다. ㅡ박인기 박사ㅡ

 

   
 

서글(한자)을 연구하다보면 그 말이나 글자에서 역사성을 알 수 있다. 그중 하나가 길할 길(吉)자다. 갑골문보다 금문은 뒤에 생겼다고는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쓰인 글자도 많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거치대에 병장기(도끼)를 걸쳐놓은 게 평화시대고 대신 농장기를 들고 일할 수 있는 것이 길한 시대가 아닌가.

훗날 진시황제 때 언어를 재정비한 서전에서 글자체계가 구체성에서 개념화되기 시작했다. 글자가 기호화 되면서 혼란을 불러왔고 용사에서 무사로 전환되면서 선비사로 기호화 됐고 거치대는 입구자로 변해 오늘날 길(吉)자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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