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권 대표이사(하나부동산중개(주))

   
▲ 임동권 대표(하나부동산중개(주))

우리 속담에 있는 말이다. 의술에 서투른 사람이 치료해 준다고 하다가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는 것이 본래의 뜻이다. 어떤 일에 대하여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일을 벌이려고 함부로 덤비다가 남에게 피해를 줄 때도 우리는 이 속담을 인용한다.

2018년 2월 21일. 반포에 사는 50대 초반의 여성 독자 한 분이 투자 상담 차 찾아왔다. 잠원동에 15억대 아파트 한 채와 강북구에 2.5억대 소형 아파트를 융자 없이 보유한 중산층이다. 남편은 굴지의 전자회사에 다니다가 2년 전에 명퇴한 후 이런 저런 임시직을 전전하고 있는 터라 미래가 불확실하여 월 소득 500만원 만들기가 발등의 불이라며 필자의 꼬마빌딩 책을 보고 찾아온 것이다.

이 분의 부동산 투자 경험은 아파트가 전부였다. 강남권 아파트 투자가 정점을 이룬 2017년도, 한강이 조망되는 반포 아크로파크 아파트 45평대 분양권이 29억까지 치솟았을 때 잠원동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하여 마련한 5억을 가지고 투자했다. 입주 시 전세는 24억이 가능할 것이라는 부동산 얘기를 믿고 말이다. 그런데 막상 입주 시점에 전세가격은 최대치가 19억이었다. 단기간 안에 24억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없어 보였단다. 남편은 실직 상태이니 매 달 치러야 할 대출이자를 감당할 방도가 전무했기에 눈물을 머금고 5억을 포기하고 빠져나온 뼈아픈 경험을 했다고 한다.

투자방향은 정해졌다. 노후를 보장해줄 꼬마빌딩을 사는 것이다. 잠원동 집을 전세로 돌리면 8억이 나온단다. 매입하는 부동산에 딸린 주택에 거주한다면 8억이 온전히 남는다. 강북구의 2.5억 아파트를 처분하면 가용금액이 10.5억이다.

필자는 때마침 송파구 방이역 인근의 22억짜리 상가주택 매물을 보유하고 있었다. 동네 4거리 코너자리에 입지한 미래가치가 우수한 물건이다. 지하1층에 지상5층 건물로서 4층과 5층은 주택이고 나머지 층은 근생이다. 5층에는 건물주가 살고 있다.

80이 다 되신 이 건물주는 정말 마음이 좋은 분이었다. 한 번 들어온 임차인에게는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5년이든 10년이든 그냥 놔둔다. 그러다 보니 시세에 비추어 임대료 수준이 형편없이 낮다. 이런 점은 숨겨진 가치다. 매입 후 시세에 맞춰 임대료를 조정하거나 거부하면 임차인을 교체하여 임대수입을 높일 수 있는 것 아닌가.

이 물건의 장점은 리모델링 할 경우 가치를 급격히 끌어올릴 만한 물건이다. 22억에 3억을 들여 공사하면 월세 1,100만원이 나오는 32억짜리가 될 수 있는 물건이었다.

필자는 투자 상담을 원하는 고객들로부터 상담료로 십 만원을 받는다. 사실 전문가로부터 상담을 받으려면 웬만하면 1시간에 100만 원쯤 한다. 저렴해도 30만원이다. 꼬마빌딩 전문가인 필자는 중개업을 병행하고 있으므로 문턱을 대폭 낮췄다. 상담료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삼일 후 필자가 대만 여행을 즐길 때 이분에게 전화가 왔다. 이분은 사무실로 전화를 하여 필자가 해외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전화를 해온 것이다. 필시 그 매물이 마음에 들어 계약을 하고 싶은가 보다 하고 짐작했다. 얼마나 애가 타고 중요한 일이면 해외에 출장 중인 필자에게 전화를 했겠는가. 자세한 얘기는 귀국해서 나누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귀국 후 전화를 드렸다.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약간 격앙되어 있었다. 혼자도 보았고 남편과 함께 보기도 했단다. 그런데 건물 모양이 이상하게 생겨서 도저히 마음에 안 든단다. 아마추어는 가치를 꿰뚫어볼 안목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최종 판단은 그의 몫이다.

그런데 이분이 전화했던 이유를 알고 나서 깜짝 놀랐다. 마음에 안 드는 물건을 소개해줬으니 상담료 10만원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땅 모양이 못 생겨서 싫단다. 4거리 코너의 땅은 코너가 깎여있어서 땅 모양이 삼각형에 가깝다. 그 대신 4거리 코너라는 자리의 가치는 엄청난데도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그저 싫다고 한다. 사전에 분명히 설명했고 명세서에도 나와 있는 데도 말이다.

상담료는 본래 필자와 투자 상담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한 요금이라고 말했지만 막무가내였다. 매물 소개와는 상관없이 마땅히 지불해야할 상담료인데도 이를 돌려받기 위해서 필자가 해외 출장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해외로 전화한 분이다. 이런 분을 상대로 길게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즉시 돌려줬다.

아파트 투자가 전부인 사람이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나설 때는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들을 보고 적지 않게 놀란다. 아니 크게 실망한다. 10억 전후의 종잣돈으로 서울에서 살 수 있는 꼬마빌딩은 강북권의 30~50평대 다가구주택이나 상가주택이다. 건령이 웬만하면 20~30년이고 임대수익률이 2~3%다. 은행 이자율 이하가 태반이다. 대출 받아 투자하기엔 수지가 안 맞는다. 아파트와 비교해 편의시설도 부족하고 주거 환경도 형편없이 낮은 편이다.

아파트 15억짜리 사는 것은 쉽지만 상가주택 15억짜리 살 때는 너무 어렵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기가 어려운 것은 매물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투자자의 안목 부재가 일차적인 문제다. 땅값이 평당 삼천만원인 경우 30평이면 9억이요, 50평이면 15억이다. 33평대 아파트의 땅 지분은 13평 정도다. 30평이면 2.5배요 50평이면 4배나 크다. 투자자는 이 점은 간과하고 건물의 생김새와 노후 정도, 임대료 수준에 모든 판단의 초점이 맞춰져있다. 한마디로 가진 돈에 비해 원하는 게 터무니없이 많다.

리모델링이나 신축 재테크로 돈을 벌고 싶다면 먼저 당신의 안목을 키워야 한다. 책에서 얻는 지식은 보조에 불과하고 진짜는 실전 매물 사냥에 있다. 한 일 년쯤 발품을 팔아야 안목이 생길 것이다. 그저 환상만을 가지고 덤벼들다간 엄한 사람에게 폐만 끼치고 본인도 투자를 못하고 누구나 다하는 투자, 그저 오르기만 바라는 수동적인 투자, 정부 눈치만 보는 아파트 시장으로 돌아간다(상담 ☎ 2676-8945).

■임동권 대표이사 프로필

성균관대 영문학사/ 연세대 행정학석사/ 강원대 부동산학 박사과정

<10년 안에 꼬마 빌딩 한 채 갖기>, <신축·경매로 꼬마빌딩 한 채 갖기>, <소액 투자로 꼬마빌딩 한 채 갖기> 저자   홈페이지: (www.hanaconsult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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