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노천의 우리역사 산책

   
▲ 시인 정노천

언어는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종교적 행위 그리고 제례용어(祭禮用語)가 일상어가 된 예가 많다. 그중에 ‘개뿔’은 제례용어가 발음이 변질(變音)된 용어로써 제의어(祭儀語)다.

계불의식(禊祓儀式)에서 ‘계불’이 ‘개불’이 되고 다시 ‘개뿔’로 변음된 것이다. 이 계불의식은 B.C 9000경 마고(麻姑=三𥛠)의 증손 유인(有因氏)씨가 천년을 지내고나서 아들 한인(桓因)에게 천부(天符)와 계불의식을 전했다. 계불의식은 처음에 종교적 행사로 시작됐다. 한웅시대(5907년)에 사람들은 어육(魚肉)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희생제(犧牲祭)를 행하여, 인간이 반성하고, 조상에 대하여 기른 공에 보답하게 했다. 제사를 행할 때는 피에 손가락을 꽂아 생명을 성찰(省察)하고, 땅에 피를 부어 기른 공에 보답하게 했다. 이 의식은 전 세계 적으로 전파되어 각종 신(神)에 대한 제사가 행해지게 됐다.

이와 같이 개뿔(계불)은 신성한 제의어이다. ‘개뿔도 모른다’는 말은 ‘계불 의식을 모르는 배은망덕한 자’라는 준엄한 질책의 말이다. 지금 세태를 두고 한 말이다. 제 조상도 모르고 제 뿌리도 모르면서 식자연(識者然)하는 차칭지식인에게 ‘개뿔(계불)도 모르는 놈’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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