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노천의 우리역사 산책

   
▲ 시인 정노천

임진란 때다. 이순신 장군이 바다 위 전투함에서 작전을 수행 할 때 예하부대를 지휘하는 데 사용하는 깃발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당연히 대장의 영을 전하는 ‘영기 (令旗)’가 으뜸이다. 그리고 ‘오색대휘’가 있다. 청색은 동쪽. 백색은 서쪽. 적색은 남쪽. 흑색은 북쪽. 황색은 중앙의 부대를 지휘할 때 각각 사용한다. 또 ‘초요기(招搖旗)‘가 있다. 청색 바탕에 흰무늬로 북두칠성을 그린 기로 대장이 예하 장수를 소집하는데 사용하는 깃발이다. ‘좌독기(坐纛旗)’도 있다. 주장(主將)이 소지하며 임진란 이후 조선 수군에 도입됐고 조선후기에 태극기로 변형되어 통제사의 기함 돛대 위에 게양했다

다분히 기(旗)’에도 우리의 오행과 오방색을 도입하고 있다. 이처럼 생사를 가름하는 전장에서 나라의 존망이 걸린 전투에서도 우리는 천손 민족답게 하늘의 기운과 땅의 지기를 받아서 적을 과감하게 물리쳤다. ‘죽자고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고 부르짖는 이순신은 대장선을 먼저 끌고 나가 초요기를 올려 나머지 배들과 함께 명량해전에서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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