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한의사(통달한의원)

   

▲ 김태현 한의사

(통달한의원)

요통은 아주 흔한 병이다. 살면서 한번 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언제 어디서나 발병할 수 있다. 건강보험 통계에서도 가장 흔한 증상으로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요통이다. 허리가 아픈 이유는 매우 당연하다. 사고를 당해서, 혹은 무리하게 일을 하다가, 욕실에서 미끄러져서, 심지어는 편안하게 잘 자고 일어났는데 허리를 움직일 수가 없다는 사람이 많다.

척추는 우리 몸을 세우는 큰 기둥이다. 건물로 치면 기둥에 해당하는 부위이다. 기둥이 부실하면 벽에 금이 가거나 집이 무너지듯이 척추가 부실하거나 척추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몸에도 이상 신호가 온다. 척추는 뇌에서 시작되는 신경을 보호하고 척추 뼈 사이의 추간공을 통해 몸 전체에 신경이 연결된다. 척추에 문제가 생기면 그 자체도 아프지만 몸으로 퍼지는 신경 기능의 이상으로 저림, 통증, 기능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신경은 팔다리를 움직이고 장기기능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통증, 기능저하, 면역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허리 부근의 척추 뼈에서는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뿐만 아니라 골반내로 연결되는 중요한 신경이 나가기 때문에 무릎 통증, 다리 저림, 대소변 증상, 성기능 약화 등 허리통증 이외의 다른 증상이 동반되기 쉽다. 요통을 잘 관리하려면 허리 부위의 통증뿐만 아니라 척추가 바로 서고 기능을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

요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어떤 이유 때문에 아픈지 알아야 한다. 양방과 한방은 요통에 대한 원인 및 치료접근이 다르기 때문에 요통에 대한 양방의 분류와 한방의 분류가 서로 다르다. 양방에서는 주로 X-ray나 MRI를 통해 척추 신경의 압박이 있는지 뼈 자체의 골절이나 과다 증식과 같은 허리의 구조적이고 기질적인 형태를 위주로 구분하는데 비해 한의학에서는 요통이 발생하게 된 원인에 따라 구분한다. 그래서 치료법도 서양의학에서는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특정부위를 정상화하는 데 주력하는 반면 한의학에서는 요통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해결해서 구조는 물론 기능을 정상화하는데 치료의 목표를 둔다.

진료현장에서 “사진을 찍어보았더니 허리디스크라고 합니다.”라는 말에 공포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같은 디스크라고 할지라도 상태와 원인에 따라 어렵지 않게 관리 되는 경우도 많다. 심하게 진행되지 않은 디스크는 침 치료 몇 회에도 증상 관리가 될 수 있는데 디스크라는 말 한마디에 아무것도 모른 채 심각해지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다. 더구나 수술을 받고 완치가 된 환자라도 허리는 관리해주지 않으면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다. 왜냐하면, 허리는 매일 지속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부위일뿐더러 나이가 들수록 약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추디스크 환자 가운데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환자는 5% 내외라고 발표되어 있다. 그럼에도 실제 수술을 받는 비율은 이보다 몇 배 많다. 그중에는 통증을 참지 못해서 혹은 잘 모르니까 별반 심하지 않은 디스크를 환자가 스스로 수술을 요구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디스크 이외에도 골반이 심하게 틀어지고 그에 따라 골격의 변화에 따라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요통환자의 30%는 골반변형을 겸하고 있다. 허리가 튼튼하고 골반변형이 경미한 환자들은 침 치료만으로도 단기간에 정상이 되지만 변형이 심한 환자들은 교정해야만 정상으로 돌아온다. 특히 허리가 약한 환자들은 수술을 받았든 교정을 받았든 허리를 튼튼하게 하는 한약처방을 일정 기간 복용치 않고는 재발을 피하기 어렵다.

척추 배열을 바로 잡기 위해서 직접 뼈대를 바로 잡는 추나요법이 흔히 사용된다. 추나요법은 병원에서 시행하는 도수치료와는 사뭇 다르다. 전문 의료인인 한의사가 골반기능 및 척추기능을 평가하여 손과 도구로 직접 틀어진 골격을 바로 잡아 기능을 되돌린다.

골반이 틀어지면 차렷 자세를 해도 몸이 한쪽으로 기울고 보행을 할 때도 양다리의 길이 차이 때문에 절뚝거리며 걷게 되는데 추나치료를 통해 대부분 현장에서 육안이나 걸음걸이 동작으로 정상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바로 잡는다 하더라도 허리가 튼튼히 유지되기 위해서는 주변 근육이나 인대가 튼튼히 지지를 해줘야 한다. 그래서 허리나 다리가 약하거나 연세가 많은 환자는 한약으로 허리의 기초를 튼튼하게 해줘야 재발하지 않는다.

허리를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칼럼의 핵심인바 이쯤에서 한방에서 말하는 신허요통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신허요통는 몸이 약해서 나타나는 요통을 말한다. 양방에서 말하는 디스크든 척추관협착이든 척추전방전위든 골반변형이든 어느 것에도 다 해당할 수 있다.

그 이유가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허리의 기능이 허약한 사람에게 허리의 질병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렇게 허리가 약해서 발생하는 요통은 병원 검사에 아무 소견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척추의 지지력이 약하거나 근골격계의 회복속도가 늦어서 통증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평소 허리에 부담을 자주 느낀다면 일단 허리가 약한 체질일 가능성이 높다. 신허요통은 선천적으로 신기능이 허약하거나 성생활을 과다하게 하거나 나이가 들면 오게 된다. 신허요통의 특징은 통증이 심하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통증이 계속되고, 심하면 거동이 힘들어지고, 하체 무력, 정력 감퇴, 성욕저하, 집중력저하, 건망증을 악화시킨다. 또 몸이 마르고 초췌해지고, 심하면 정액이 저절로 흘러나오기도 하고, 수면 중에 땀을 흘리기도 하고, 더러 마른기침이 나오거나 입이 마르고, 이명이 들리기도 하고 어지럽거나 눈이 침침해지기도 한다.

특히 오래 앉아 있거나 장거리 산행을 할 때 서서히 심해지는 특징을 나타낸다. 육미지황탕 계열의 처방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아무리 오래된 허약성 요통도 완치가 가능하다.(상담: 2678-0220)

저작권자 © 영등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