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노천의 우리역사 산책 21

   
▲ 시인 정노천

나라를 건국할 때 사용하는 단어에도 구리(九黎)는 개천(開天)이라 했고 <단군세기>에는 고조선을 건방(建邦)이라 했다. <삼국유사>는 개국(開國)이라고 다르게 표기돼 있다. ‘國’도 ‘나라’를 표기하지만 울타리가 있는 나라로 ‘성읍국가’를 말하고, ‘邦’은 ‘나라’이지만 울타리가 없다는 것은 ‘國’보다는 ‘큰 나라’를 말하는 것이다. 왕검이 나라를 세웠을 때 ‘建邦’이라고 했다는 것은 그 의미가 큰데 ‘國’과 ‘邦’을 구별해서 사용했다. 일연은 <위서>를 인용하며 ‘開國’이라 한 것은 이암 선생과 역사관 차이로 보인다.

임검‘壬儉’ 단군이 세운 고조선을 ‘建邦’이라고 한다. 건국보다도 큰 개념의 나라를 세울 때 건방이라 한다. 이때 큰 나라를 세우듯이 ‘건방떨지 마’의 건방은 관계가 없을까? 흔히 ‘건방지다’. ‘건방떨지 마!’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런데 그 근원이 어디인가? 하는 어원을 잘 모르는데 국가를 세우는 것을 ‘건방(建邦)’이라고 했으니 그 음을 따서 ‘건방지다’라는 말이 생긴 것은 아닐까? 국가를 세우는 것만큼 건방진 것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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