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노천의 우리역사 산책12

‘高句麗’ 발음을 현재 ‘고구려’라고 하고 ‘高麗’ 발음을 ‘고려’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자전과 사서에서 ‘려(麗)’는 나라이름으로 발음할 때는 ‘리, 즉 呂支切(려지절), 麗音離(리음리), 鄰知切(린지절)’로 하라고 했으니 高句麗는 ‘고구려’가 아니라 ‘고구리’로 발음해야 한다.

고려도 당연히 ‘고려’가 아닌 ‘고리’로 발음해야 한다. 절운법으로 살펴봐도 그렇지만 고리(高麗)가 패망할 때 두문동으로 들어간 高麗人들이 만들었던 ‘고리-짝’이란 말을 보아도 ‘고리’로 발음했다.

문제의 발단은 한석봉의 천자문에서 교육의 편의상 한 가지 훈(訓)만으로 한정했는데 ‘麗’는 ‘빛날-려’ 발음만 표기했다. 이를 따르다보니 高句麗를 ‘고구려’로, 高麗를 ‘고려’로 부르는 우를 범했다. 무엇이 그리 문제가 되는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언어에는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高句麗의 국호는 ‘고구리’로 불러야 하고, '고려'는 '고리'라 칭해야 한다. 코리아라는 말은 고리(高麗)에서 나왔고 고리(高麗)는 고구리(高句麗)에서 나왔다.

또 고구리(高句麗)는 우리 최초의 국가인 구리(九黎)에서 나왔으니 바로 역사와 전통계승을 염두에 둔 국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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