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규환 위원장(영등포구환경委, 약학박사)

   
 

흔히 우리 주위에서 말하기를 ‘돌고래도 칭찬을 하면 춤을 춘다.’고 말한다. 사실일까? 필자도 확인해 본 적은 없다. 그러나 돌고래는 지능지수가 높은 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도 ‘돌고래 쇼’(춤)를 관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생태학자들의 동물학대론에 밀려 서울에서는 관람할 수가 없게 되었다. 물론 돌고래 쇼는 조련사의 끝없이 반복되는 훈련 덕이다.

춤을 잘 추면 먹이를 자꾸 준다. 다시 말해 먹이를 줌으로 인해서 춤을 추도록 유도한다. 그래서 먹이를 얻어먹을 욕심으로 지칠 줄 모르고 꼬리 춤을 추게 된다. 하기야 조련사도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여기에는 돌고래와 같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기본이고 친근감을 가져야 조련사가 될 자격이 있는 것이다. 먹이를 주고 돌고래와 조련사간에 교감이 오가고 마음을 주어두려움을 없애주는 물리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인간의 말과 동작을 잘 따르는(?) 동물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측은한 마음이 된다.

사실상 상대편을 칭찬하는 것은 금전적이나 시간적으로 부담이 가는 것은 아니다. 금년 4월 21일자 <연세의료원 소식지>에 실린 글을 소개하면 바로 답이 보인다. ‘듣기 좋은 말이 금정의 힘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이다. 즉 세브란스 외래간호 팀으로 구성된 직접실험을 통한 체험교육에서 얻은 ‘말의 힘’ 결과이다.

내용인즉 지난 2월 11일부터 세브란스병원 외래 간호파트장실에 바로 지은 쌀밥을 담은 병 두 개를 준비하고 외래간호 팀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 때마다 한쪽 병에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칭찬의 좋은 말을 해주고 나머지 다른 병 쪽에는 듣기 싫은 불친절한 ‘아이 짜증나, 미워’같은 말을 들려주었다고 한다.

실험을 시작한지 4주가 경과한 후 두 실험군을 대조한 결과 공교롭게도 재미있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즉, 좋은 말을 들려준 그릇의 밥은 하얗게 고들밥이 되어있고 다른 한쪽 나쁜 말을 들려준 밥은 곰팡이가 실어 시커멓게 썩어 있었다고 한다. 그 후 외래간호 팀은 이러한 밥의 변화를 사진으로 촬영하여 전 직원들이 공유하며 항상 좋은 말을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외래간호팀장은 “우리가 하는 말 한마디 속에 엄청난 힘이 숨어 있음을 몸소 느낄 수 있다. 또한 남을 칭찬해주는 좋은 말과 긍정적인 사고의 힘을 느끼며 우리가 어떻게 말하고 또 생각하고 행동하여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전했다. 필자도 이 실험결과를 발표한 것에 공감하는 바이다.

또한 오래전에 필자와 지인관계인 교육학과 한 교수로부터 재치 있는 정담(情談)을 들은 적이 있다. 설명인즉 가급적이면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집에서 기르는 애완견과 산책을 하지 말라는 부탁(?)이었다. 애완견이 주인보다 앞서가면 그 주인은 개만도 못하다고 한단다. 또한 개와 나란히 걸어가는 경우에는 개 같은 사람이라고 할 것이고 개를 뒤로하고 앞서가면 개보다 더 한 놈(?)이 된단다. 이 뜻은 좋은 말로 옮긴다면 개 보다 앞서갈 경우에는 나이에 비해 참으로 건강 하구나 할 것이다. 애완견과 나란히 걷는다면 사람과 동물관계지만 감정이 통해서 잘 어울린다고 하면 된다. 그리고 혹시 개 보다 뒤쳐져서 걷는다면 역시 애완견이니까 주인의 뜻을 따라 길 안내를 잘 해주는구나 하면 참 좋은 표현이 될 것이다.

사실 우리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한다. 이왕이면 앞에서 언급했듯이 칭찬을 해주는 방향으로 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속담에도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거늘 말하기 전에 한번쯤 되돌아보는 것이 좋은 것이다.

우리는 금년 초에 청말 띠의 해(靑馬)라고 해서 얼마나 많은 희망과 큰 기대 속에 살아가려 했지만 참으로 허무하게 어느덧 8개월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이제 너와 내가 아니고 당신들과 우리들로 편 가르는 이분법적(二分法的)이 아닌 더불어 살며 베푸는 이웃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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